-
-
-
-
-
-
내게, 꼭 한 번 보고 싶은 여자가 있다면고등학교 다닐 무렵, 여름방학 때 고향집에서 만난,어떻게 이곳까지 흘러오게 되었는지우리 집 사랑채에 기거하면서 새경을 살던 내외의 딸아미를 숙이고 지나가면 감자꽃 향기가 풍기던보라색 가지 냄새도 나던마당을 가로질러 헛청이나 부엌을 드나들던머리에 물동이를 이고 있던, 내 또래의 계집애나를 보면 멀리서도 금방 뺨이 붉어져까만 머릿결 사이로 얼굴을 감추던공부를 안 해서 더욱 착하고 고와 보였던긴 여름의 황혼 속에서옥수수밭 사이로 반짝이던 모습 그대로석류나무 아래 서 있을 때면 정말 익어가는 석류 같던무슨 잘못으로 어미에게 등짝을 맞으며소리내어 울지도 못하고 치마말기로 눈물을 훔치던아비가 바쁠 땐 논에 물꼬를 보러 다니던장대비를 맞고 흠씬 젖은 옷을 손
일반·문화
중부매일
2007.08.08 17:30
-
이윤경 / 시인 충북민예총에서 베트남 푸옌성 따이화현 제2호아빈마을에 초등학교를 건립했다. 현재 교실 8칸이 완성되어서 먼 거리 다른 마을로 걸어서 다니던 어린 600~700명의 학생들이 2부제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그러나 아직 책걸상을 마련하지 못해 '책걸상 보내기 한 구좌 운동'을 하고 있다. 3만원이면 어린이 두 명의 책상과 걸상이 마련할 수가 있다고 한다. 그 기금마련으로 8월 17일 평화 콘서트를 열게 되어 몇장의 입장티켓을 분배받아서 사람들에게 후원을 해달라고 전화를 하게 됐다. 좋은 일이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좋은 행사에 참가하게 돼서 기쁘다고 승낙을 쉽게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시간이 안 된다는 이유로 거절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나 역시 살아오면서 바쁘고 시간이 없
일반·문화
중부매일
2007.08.07 17:40
-
-
박희근 / 음악교사 탈무드에 보면 세 친구 이야기가 나온다.어느 날 임금이 사자(使者)를 보내어 어떤 사나이에게 곧 출두하라고 명령을 했다. 그 사람에게는 세 사람의 친구가 있었다.첫 친구는 대단히 우정이 깊어 항상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을 했다.두 번째 친구는 친하긴 했지만 첫째 친구보다는 못하다는 생각을 했다.세 번째 친구는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평소에 별반 관심을 갖지 않았던 사이였다. 임금의 사자(使者)가 왔을 때 그는 겁도 나고 불안했다.그래서 친구와 함께 가기로 마음을 먹고 첫째 친구에게 가서 동행을 청했다. 그러나 이 친구는 별다른 이유도 없이 단호히 거절했다.할 수 없이 두 번째 친구에게 부탁했다. 이 친구는 대궐문 앞까지만 가겠다고 대답했다. 풀이 죽은 그는 할 수 없이 세 번째
일반·문화
중부매일
2007.08.05 17:37
-
-
쥬네쓰시네마 (www.jeunessecinema.co.kr)1관에반 올마이티 / 화려한 휴가 10:00 11:45 / 13:30 15:50 18:10 20:30 22:50 2관화려한 휴가 10:00 12:20 14:40 17:00 19:20 21:40 23:553관라따뚜이 / 트랜스포머 10:00 12:10 14:20 16:30 / 18:40 21:15 23:505관디 워(한글자막) 11:10 13:00 14:50 16:40 18:30 20:20 22:206관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 다이하드 4.0 10:30 13:10 / 15:50 18:20 20:50 2
일반·문화
중부매일
2007.08.02 18:20
-
아주 작은 날벌레가 어디서 날아와 읽던 책장에 앉았다. 나는 책을 잽싸게 닫아 날벌레를 죽였다. 읽기를 계속 하려고 다시 책을 여니 벌레는 죽어서 검은 점 한 개가 되어 있었다. 뜯어낼 건더기도 없었다. 날벌레의 날개도 부서지고 눈알도 다리도 심장도 다 함께 뭉개져서 잠은 점 하나가 되어 있었다. 책장을 더 이상 넘기지 못하고 으스러진 벌레의 본래 모습을 그려본다. 이 날벌레도 이름은 있었겠지. 하루살이보다 더 짧은 이름. 입김이 시신을 다칠까 봐 조심스레 한 마디 했다. 미안하다. 나에게 이 날벌레는 너무 작고 나는 조팝나무 꽃보다 너무 작다. 작고 큰 것은 어차피 비교하기 나름이다. 미안하다......세
일반·문화
중부매일
2007.08.01 17:33
-
-
눈앞에 당장 보이지 않아도 사랑이다. 어느 길 내내, 혼자서 부르며 왔던 어떤 노래가 온전히 한 사람의 귓전에 가 닿기만을 바랐다면, 무척은 쓸쓸했을지도 모를 서늘한 열망의 가슴이 바로 사랑이다. 고개를 돌려 눈길이 머물렀던 그 지점이 사랑이다. 빈 바닷가 곁을 지나치다가 난데없이 파도가 일었거든 사랑이다. 높다란 물너울의 중심 속으로 제 눈길의 초점이 맺혔거든, 거기 이 세상을 한꺼번에 달려온 모든 시간의 결정과도 같았을, 그런 일순과의 마주침이라면, 이런 이런, 그렇게는 꼼짝없이 사랑이다. 오래전에 비롯되었을 시작의 도착이 바로 사랑이다. 바람에 머리카락이 헝클어져 손가락 빗질인 양 쓸어 올려보다가, 목을 꺾고 정지한 아득한 바라봄이 사랑이다 사랑에는 한사코 진한 냄새가 배어 있어서,
일반·문화
중부매일
2007.07.25 16:13
-
-
김희식 / 시인, 흥덕문화의 집 관장 지난 6월 28일 문광부에서 '개인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과 사회의 문화역량 강화'를 비전으로 하는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중장기 전략'이 발표되었다. 이는 2011년까지 총1,877억 원을 투여해 국민들의 문화예술교육을 지원하고 문화시민의 창조적 역량을 배양한다는 목표로 문화예술교육의 참여기회의 확대 및 내실화, 사회적 소수자 문화적 권리 신장,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 양성, 지식정보 확충 및 국제적 위상확보 등 4대 정책 영역과 이에 따르는 주민생활권 내의 문화시설과의 연계강화 등 15개 정책과제를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전략으로 제시하였다. 참으로 환영할 만한 정책이다. 이는 그간에 우리지역을 비롯한 전국적인 문화예술교육 주체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헌신
일반·문화
중부매일
2007.07.22 15:49
-
-
-
-
강호생 / 화가 얼마전 한 통의 전화를 받고 가슴이 쓰린 적이 있다. "공모전에 떨어져 열받아 보기도 싫은 작품을 왜 보냈습니까?" "예?! 무슨 말씀이신지?" "기분 나쁘게 이런거 보내도 되는거요?" "실례지만 누구십니까?" 약 십여분 동안의 통화는 내 자신의 괴로움만이 아닌 작가로서의 '그릇'도 되지 못한 자들로 우리를 지치게 하고 오해를 만들며 그들의 그런 소양은 예술계의 제자리걸음의 현실적 단면을 부추기는 듯 했다. 공모전의 낙선작 반출 일에 찾아가지 않은 작품에 대해서는 택배발송에 관한 공고 후에 작품을 보내 주었던 것이다. 순간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 '화내지 마시고, 이제 작가 대 작가로서 이야기합시다. 당신은 공모전에 출품할 자격도 없습니다. 그리고 작가라고 말 할 수도 없습
일반·문화
중부매일
2007.07.15 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