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장 증후군은 내과 외래에서 위장관 증상을 주소로 외래를 찾는 환자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질환으로 기질적 원인이 없이 반복되는 복통과 복부 팽만감 등의 증상과 더불어 설사 또는 변비 등의 배변 습관의 변화를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며 특히 극심하던 통증은 배변 후에 소실되거나 완화된다.
 대개 만성적인 경과를 가지는 과민성 장 증후군은 생명에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이 아니지만 최근에는 전반적인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서 실제 이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과민성 장 증후군이 감기 다음으로 흔한 결근이나 지각 사유로서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과민성 장 증후군은 인구의 20%가 일생동안 한번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으로 일반인들에게 이에 대한 지식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대다수는 급격한 변의와 함께 설사가 반복되는 질환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남성의 경우에는 설사형이 많다. 문제는 여성의 경우로 변비형이 많으나 단순히 만성변비로 자가진단 하는 것이다.
 특히 젊은 여성들은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가 많아 변비는 더 심해지고 변비탈출을 위해 식이섬유부터 변비약까지 갖은 방법을 써보지만 효과는 그때뿐이고 변비약은 어느새 한 움큼을 먹어도 배변에 성공할까 말까하며 고민 끝에 내과를 찾아 변비형 과민성 장 증후군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
 과민성 장 증후군의 원인은 장의 운동이상, 내장과 장체벽의 감각기능 이상, 장관 염증,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인 원인, 자극적인 식사, 유전적 요인 등으로 생각되고 있다. 장 운동이상의 증상으로 식사 직후나, 배변 전에 복통이 일어나며, 배변 후에 통증이 계속되는 수도 있으나, 보통은 배변을 하면 가벼워지거나 사라진다.
 하지만 이러한 통증으로 수면을 방해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설사는 하루 수회 볼 수 있으며 오전 중에 증상이 심하다. 심한 경우에는 점액이 배출되는 수도 있으며 전신 피로, 두통, 불면, 어깨결림 등의 자율신경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의 치료는 올바른 환자 교육에서 시작된다. 환자들에게 발생원인 및 유발인자, 증상, 병의 진행과정 및 가능한 치료법에 대한 올바른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에 자신을 가지는 것이다. 설사나 변비가 자신의 기분에 따라 변동이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정서의 안정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과민성 장 증후군이라는 병이 지극히 만성적인 병이어서 완치하기는 힘들지만 어느 정도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집중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나 운동을 시작하는 것도 매우 좋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환자교육 및 식이요법 등의 비약물요법을 시도해 보고 이에 호전이 없는 경우 증상에 따라 약물 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환자 임의대로 복용하다보면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증상이 심해지거나 장이 무력해지는 등 부작용이 생기기 쉽다. 또한 민간요법이나 건강보조식품에 의존한 탓에 질환이 악화된 것은 물론 경제적인 부담도 많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섣부르게 자가치료를 할 것이 아니라 병원을 찾아 적절한 검사를 받고 전문의와 상의한 후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받아야겠다. / 내과전문의 이 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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