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상대방이 과장된 말을 하거나 거짓말을 할 때 ‘뻥’이나 ‘구라’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가령 ‘뻥이야’, ‘구라 떨지마’ 정도가 된다. 어디서 온 말일까. 먼저 ‘뻥’이라는 표현을 알아 보겠다.
 이를 알려면 어린이들이 많이 모이는 주택가 공터를 찾아가야 한다. 지금은 뻥튀기 할아버지를 자주 볼 수 없다. 그러나 70년대까지만 해도 뻥튀기 할아버지는 겨울철의 단골손님이었다.
 할아버지가 고철같은 원통에 쌀이나 강냉이를 한 바가지 집어 넣고 가열을 하면, ‘뻥!’ 소리와 함께 튀밥이 만들어지게 된다. 오늘의 문제는 이 때를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할아버지는 튀밥을 꺼낼 시간이 되면 아이들을 피하게 하거나, 귀를 막으라고 한다. 그러나 매번 ‘뻥!’ 소리가 크게 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때는 ‘피식!’ 김소리만 나면서 불발현상이 나타난다.
 여기서 지금의 ‘뻥!’이라는 표현이 나왔다. 잔뜩 긴장했는데 ‘피식!’ 김새는 소리만 나는 것은 보통 우스운 모습이 아니다. 할아버지 말이 허풍이나 거짓말이 됐기 때문이다.
 ‘구라’는 짐작했겠지만 일본말이다. 일본말중에 ‘구라이’(くらい)가 단어가 있다. ‘어둡다’와 ‘검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 표현은 사물 뿐만 아니라 속마음도 그렇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여기서 지금 쓰고 있는 ‘구라’라는 표현이 유래됐다.
 그러나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왜 ‘구라이’가 ‘구라’로 됐느냐는 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말이 건너올 경우 뒷말 ‘이’를 접미사로 생각,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잘 이해가 안되면 ‘함지박’의 일본말인 ‘다라’를 생각하면 된다. 이것의 원래 발음은 ‘다라’가 아닌 ‘다라이’였다. ‘가라’ 경우 처럼 뒷말 ‘이’가 생략돼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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