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눈이 왔다. 무릎까지 쌓인 눈을 보며 저것이 언제 녹을까했지만 생각보다 금새 많은 양의 눈이 녹았다. 산더미같이 쌓인 눈이 따뜻한 햇살이 비추자 소리없이 녹아내린 것이다. 사람의 마음속에 쌓인 감정도 녹아내리지 않으면 언젠가 썩어 심신의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하버드 의대교수인 허버트 벤슨 박사는 환자의 75%가 믿음으로 큰 치유 효과를 나타낸다고 하였다.
 한의학에서는 칠정상(七情傷)이라는 개념이 있어서 마음속의 감정이 쌓이면 내장이 손상을 받아 병에 걸린다고 본다. 마음은 가까이에 있는 자신의 몸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만약 가족 중 한사람이 암이라는 진단이 나왔다고 하자. 그 소식을 들으면 밥이 술술 넘어 가겠는가? 하루종일 생각이 거기에 붙들려 있고, 몸의 기운도 없고, 가만히 있어도 힘들 것이다. 아마 동료들이 오늘 무슨 일 있어?하며 물어볼 정도로 안색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그런데 그 검사결과가 오진이였다는 소식을 지금 듣는다면 마음이 얼마나 후련하고 기쁘겠는가 얼굴에 금방 화색이 돌고 기운이 날 것이다. 마음이란 그런 것이다. 마음 때문에 병이 생기기도 하고 치유되기도 하는 것이다. 먼저 마음 비우기를 할 때는 공통적으로 다음사항을 지킨다. 먼저 조용한 곳을 선택하여 눈을 감고, 편한 자세로 앉는다. 엉덩이에 쿠션이나 베개를 깔고 앉으면 자세가 안정된다. 이제 발가락에서부터 발목, 다리, 골반, 엉덩이, 아랫배, 가슴, 어깨, 팔, 손가락, 목, 머리까지 차례대로 올라가며 마음속으로 ‘완전히 이완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3가지 마음 비우기 방법을 소개한다. 1) 마음속으로 커다란 쓰레기통이나 블랙홀을 상상으로 만든 뒤 그 속으로 최근에 가장 불쾌했거나 힘들었던 일, 속상했던 일, 억울했던 일등을 떠올려 차례대로 토해낸다.
 실제 입으로 토해내듯이 가슴속에 뭉쳤던 것들을 전부 토해버린다. 2) 마음속으로 껄끄러운 사람이나, 싫은 사람, 자신을 못살게 구는 한사람을 떠올린 뒤 “제가 잘못했습니다”하고 무조건 용서를 구한다. 자신의 잘못에 수긍이 가지 않더라도 무조건 잘못했다고 말한다.
 계속 반복하면 어느 순간 진심으로 참회하게 된다. 그때가 진정으로 화해가 되는 때이다. 한사람과 화해가 되었으면 계속해서 두번째 사람을 떠올려 계속한다. 3) 숨을 아랫배로 들이쉬고 내뱉는다. 천천히 아랫배의 움직임을 느끼면서 숨을 내쉴 때 ‘만트라’를 마음속으로 외운다. ‘만트라’는 일종의 짧은 기도문, 또는 염불을 뜻한다. 기독교인은 ‘은총의 주님’ ‘사랑의 그리스도’같은 단어를 선택하고, 불교인은 ‘색즉시공 공즉시색’ ‘자비의 부처님’ ‘옴마니반메훔’ 같은 단어를 선택한다.
 종교가 없는 사람은 ‘마음에 평화’ ‘행복한 지금’ 같이 자신의 마음에 드는 단어를 선택한다. 주의할 점은 숨을 내쉴 때 마음속으로 외워야 하므로 긴 문장은 피한다. 또 자신의 신념이 담기거나, 좋아하는 단어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1)의 방법은 마음을 이용하여 마음의 때를 제거하는 것으로 계속하면 가슴이 후련해지며 기혈이 통해 몸이 가벼워진다. 2)는 참회, 회개의 방법이라 할 수 있는데 모든 종교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마음청소방법이다.
 3)은 염불수행과 호흡수행을 결합한 것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이상의 1) 2) 3)의 방법중 한가지를 선택해 하루2번, 한번에 15분씩 아침, 저녁으로 한다. 이것들은 매우 효과적으로 스트레스를 제거해주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며, 쌓였던 감정을 소멸시켜 건강한 사람은 더욱 건강하게 해주며, 아픈 사람은 치유를 앞당겨 준다. / 한의사 편 기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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