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레지’라는 표현을 알아 보겠다. 흔히 다방 아가씨를 가리켜 ‘레지’라는 말을 사용한다. 표준어가 아니기 때문에 국어사전에는 나오지 않는다.
 레지, 어디서 온 말일까. 많은 사람들이 이를 ‘레이디’(lady)가 변한 말로 알고 있다. ‘레이디’는 발음이 비슷할 뿐 아니라 ‘아가씨’라는 뜻이 있다. 일부는 일본까지 끌여들여 이를 설명하고 있다.
 2차대전 종전후 미군들이 일본 아가씨를 ‘레이디’로 부른 것이 발음문제 때문에 ‘레지’가 됐다는 설이다. 익히 알다시피 일본어에는 ‘지’나 ‘찌’는 있어도 ‘디’ 발음은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디’ 발음이 ‘지’로 변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오늘의 문제인 ‘레지’는 영어 ‘레지스터’(register)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는 명사로는 ‘기록원’, ‘기록부’, ‘등록부’ 등의 뜻을 지니고 있다. 수퍼마켓이나 편의점에 가면 볼 수 있는 현금 등록기를 ‘캐시 레지스터’라고 한다.
 요즘은 다방 아가씨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차배달을 하는 것이 주업무이다. 그러나 일제시대에는 실내에서의 차서빙과 차값 계산하는 것이 주된 일이었다.
 특히 다방 아가씨들은 주인마담이 있건 없건, 커피나 차가 팔리면 장부에 막대기 등의 표시를 해노ㅘ야 했다. 그래야 저녁때 하루 결산을 보기 때문이다. 지금의 ‘레지’는 여기서 유래한 말이다.
 물론 이 표현도 그 출발점은 일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일본어는 발음 부분이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이 ‘레지스터’도 끝까지 발음하지 못하고 ‘레지’로 줄여 불렀다. 이것이 한국에 들어와 지금껏 사용되고 있다.
 이런 유형의 단어로는 난닝구, 빤스, 뺑끼, 공구리 등이 있다. 이는 러닝셔츠, 팬티, 페인트, 콘크리트 등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이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 예다.
 따라서 이를 더이상 사용하는 것은 국가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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