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내원하는 환자분들의 패턴을 보면 정말 다양하다. 아파죽겠으니 제발 좀 낫게 해달라는 분도 계시고 내 병 한번 고쳐보라는 식의 분도 있으며, 치료보다는 얘기를 많이 나누고 싶어 오시는 분도 계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환자의 성격과 자세에 따라 치료의 성패와 회복속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치료를 해도 어떤 환자는 내원 몇 번만에 완쾌되어 감사하다고 찾아온다. 의사입장에서는 하루빨리 완쾌되어 건강해지는 분들이 제일 감사하다.
 치유가 빠른 환자들은 대개 첫진료부터 알 수 있다. 그 환자의 마음가짐과 태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것을 보고 이 환자는 빨리 좋아지겠구나하고 아는 것이다. 좋은 의사가 있는 것처럼 좋은 환자도 있는 것이다. 좋은 환자들의 특징을 보면 대부분 자신의 병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낫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그러므로 의사를 믿고 따르며 일러주는 처방과 방법대로 열심히 따라온다. 그래서 의사는 쉽게 병의 예후를 알수 있게 되고, 환자의 생활습관을 교정해주어 지속적으로 치료를 이끌어 갈 수 있게 된다.
 많은 병들이 하루아침에 낫지 않는다.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병이 수년간 진행되었으니 치유에도 시간이 많이 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꾸준히 의사의 지시에 따르고 생활습관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의사와 관계가 좋은 환자들은 거의 다 증상이 호전된다. 이것은 수없이 봐온 사실이다. 성격이 완고하고 권위적이며, 의사앞에서도 자신과 병을 자랑하는 환자, 자신의 생활은 뒤돌아보지 않으면서 쉽고 빠르게만 낫으려고 하는 환자, 이런 환자들은 낫게 해달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방법을 일러주면 열심히 실천하지 않는다.
 큰 병이든 작은 병이든 자신의 병을 진심으로 치료하려는 환자는 다음과 같은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첫째, 자신의 병에 대해 관심을 갖아야 한다. 특히 어떤 생활습관이 병을 만들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병은 나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의 적극적인 관심과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치유과정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둘째, 마음에 맞는 의사를 찾아야 한다. 환자가 마음에 맞는 의사를 만나면 마음이 저절로 편안해지고 믿음이 솟아나게 된다.
 믿음은 병을 치료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유명한 의사를 만나도 자신과 맞지 않으면 치유가 어려운 것이다. 셋째, 자신의 몸은 자신 스스로가 치료한다고 생각한다. 의사는 도와주는 역할이고, 병은 내몸안의 자연치유력에 의해 낫는 것이다. 그러므로 항상 생각을 밝고 긍정적으로 한다. 병이 낫고 있으며 쾌유될 수 있다는 생각을 자꾸 되풀이한다. 넷째, 삶의 가치관과 방식을 바꾼다.
 사람은 죽을 때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못한다. 살아있을 때 그렇게 집착하던 부귀영화가 다 소용없는 것이다. 내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나 돌이켜 보고 물질과 돈, 명예를 위해 몸바쳐 살았다면 그 욕심을 좀 놓고 살자. 욕심은 끝이 없어서 사람의 몸과 마음을 황폐하게 만든다. 죽을 때 가지고 가는 마음하나다. 마음이 깨끗하면 깨끗한 곳으로 갈것이요, 더러우면 더러운 곳으로 갈 것이다. 병이 깊을수록 하루빨리 마음을 바꿔야 한다. / 한의사 편 기 욱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