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땅, 살기좋은 괴산’을 외치고 있는 괴산주민들이 세계가 깜짝 놀랠만한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중세인들도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4만명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세계에서 제일 큰 가마솥을 만든다는 것이다.
 주물로 만들어지는 이 가마솥은 상단지름이 5.5m, 두께는 5㎝, 무게는 약 15톤, 1회 취사량이 쌀 50가마로, 현재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청동기로 제작된 중국의 가마솥보다 2배 가량 커, 괴산주민들의 야심찬 배포를 짐작케하고 있다.
 이 가마솥은 김문배 군수가 증평분군 이후 흐트러진 민심을 바로잡고, 응집력을 구사하기 위해 고심하던중 지난해 11월 군청 간부회의에서 제시한 것이 군민운동으로 승화된 시점이다.
 곧바로 ‘괴산군민의 가마솥제작추진위원회’가 구성되자, 주민들은 십시일반 성금을 내놓는가 하면 고철모으기에 적극 동참, 당초 사업비 3억여원을 3개월만에 마련해 괴산군민의 저력을 과시했다.
 일각에서는 어려운 시기에 무모한 계획으로 여론을 호도한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았지만 쌈지돈을 건네주고, 놋쇠 그릇을 서슴치 않고 내놓았다는 미담들은 ‘관광괴산’에 상징성을 두각시키자는 갈망을 대변해주고 있다.
 더욱이 가마솥 제작에 반대하는 거친 목소리를 겨냥해 김문배 군수를 차기에 무투표로 당선시키자고 맞장구로 응수하는 추임새는 아이러니한 대목이다.
 결국, 괴산인들의 화합과 번영을 상징하는 각종 문향으로 음각화된 이 가마솥은 오는 13일 솥뚜껑에 쇳물을 붓는 것을 시작으로, 20일 본체 주조, 27일 특수차량을 운반할때까지 주민들은 제를 올리는 마음으로 숨을 죽이고 있다.
 이 가마솥은 오는 8월 29일 ‘괴산청결고추축제’시 한솥밥을 먹는 화합의 창구 역할은 물론 각종 축제시 이벤트 소재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평상시에는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악습과 갈등을 담아두는 수호신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역사적인 날에 국내 유명한 무속인들을 불러, 가마솥에 혼을 불어넣은 굿판을 벌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먼훗날 후세들이 자신의 소원을 비는 대상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현재 괴산주민들은 외치고 있다. 미국에는 자유여신상, 파리에는 에펠탑이 있지만 괴산에는 ‘괴산군민의 가마솥(槐鼎)’, 일명 괴산의 신령인 ‘괴신령’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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