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서늘해지면서 피부 증상으로 한의원을 내원하시는 분들이 요즘 들어 부쩍 늘어 오늘은 한의학적으로 왜 가을에 피부 증상이 증가하는 가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한의학에서 사람의 몸은 小宇宙라고 합니다. 대자연(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와 법칙들이 우리들 몸내부에서도 고스란히 똑같이 일어난다고 하여 우리 몸을 소우주라고 일컫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대자연을 구성하는 물질들이 사람의 몸에도 존재하며 대자연에서 일어나는 변화도 사람 몸에서 일어나고, 대자연의 변화에 따라 人身小宇宙도 순응하고 상응하게 된다고 하여 이른바 천인 상응이라고 하지요.
 가을은 陽明燥金의 기운을 가진 계절입니다. 영화롭던 여름을 보내며 그 결과물을 맺고 다음 해를 위해 가지 끝까지 나뭇잎 끝까지 보내던 양분의 공급을 중단하고 뿌리로 그 기운을 수렴하게 되는 계절인 것입니다.
 그 동안 상부로 상승하던 기운들이 가을로 접어들면서 하강하는 기운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뿌리에서 양분과 수분을 흡수하여 가지로 잎으로 보내던 상승의 기운이 꺾이고 뿌리에다 양분과 수분을 모아 겨울을 나고 다음 해에 또 다시 번성하기 위해 기운을 갈무리하는 하강의 시기인 것입니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외부의 바짝 말리는 기운(燥氣)에 감응하여 인체의 표부도 가을로 접어들면서 점점 메말라 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을이 되면 보다 쉽게 피부질환이 유발되는 것입니다.
 물론 피부질환의 양상도 燥한 양상을 보이게 되겠지요. 짓물러 터지는 것이 아니라 피부가 잘 갈라지고 쉽게 트고 각질이 잘 일어나고 버짐이 잘 생길 수 가 있겠지요. 충분한 보습을 해주는 것이 관건이라 할 수 있지요.
 가을은 조기가 강해서 그렇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겨울에 오히려 가을보다 피부질환이 더 많아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겨울엔 寒氣가 성하게 됩니다.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면 쉽게 몸이 움츠려들듯이…우리 몸의 내부에서도 겨울이 오게 되면 몸의 정기를 몸속 더 깊은 곳으로 가두게 됩니다. 겨울의 차가운 기운으로부터 우리의 정기를 뺏기지 않기 위해 아주 깊은 곳에 정기를 저장하여 겨울을 잘 나고 내년 봄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가을보다도 더욱더 조기가 극성하게 됩니다.
 마치 겨울이 되면 하천과 강으로 흐르는 물의 양이 줄어들고 심하면 차갑게 얼어붙듯이, 우리의 몸을 영양하는 血液과 津液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고 대사 또한 원활하지 않아 그 양도 줄어든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겨울엔 함부로 몸을 경거망동하지 말라고도 하지요.
 혈액과 진액이 원활하게 공급되고 풍요로우면 피부가 윤택해지고 근육이 유양되며 몸의 활력이 생기게 됩니다. 좋은 음식을 드시고, 적당한 온천을 통해 기혈을 기르고 기혈을 원활히 돌려주면 피부섭생에 도움이 되겠지요. / 청주 솔한의원 원장 최 재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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