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한 것이 병이라구요”
 우선 질문에 대한 답부터 한다면 릫그렇다릮이다. 요즘 부모들의 학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이의 집중력에 대한 관심 또한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다.
 소아정신과에서는 주의가 산만하고, 과잉행동을 보이거나 충동성을 주된 증상으로 보이는 경우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일명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 진단한다. 부모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것이 있다.
 첫째, “아이들이란 워낙 산만하고 행동이 부산하지 않은가?” ADHD의 경우 자신의 나이에 비해 지나친 정도라서 부모나 또래, 선생님과의 관계가 악화되거나 학업 성취까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에 진단 내리게 된다. 산만하고 행동이 부산한 것이 주된 증상이기 때문에 유아기에는 그저 활발하고 씩씩한 아이로 보여질 수도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해 담임선생님께 지적을 받고 반 아이들과 자주 다투게 되어 점점 친구들을 잃게되어 외톨이가 되기 쉽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는 위축되고 우울해지거나 반항적인 모습을 가지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꾸만 잘못하는 것을 지적하고 혼내면서 아이와 부모의 관계가 나빠진 경우를 종종 본다.
 둘째, “우리 아이는 게임이나 책을 볼 때는 몇 시간씩 꼼짝 않고 하는데 어떻게 주의력의 문제인가?” ADHD는 선택적 주의력의 문제나 주의력 전환의 문제이기 때문에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게임을 하거나 친구들과 놀 때는 다른 아이들보다 더 잘 집중하고 몰두한다.
 따라서 몇 시간씩 집중해서 컴퓨터 게임을 하고 책을 읽을 수 있다고 해서 주의력에 문제가 없다고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ADHD아이들은 흥미로운 자극이 지속적으로 주어지는 게임이나 놀이에 더 쉽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ADHD는 필요 없는 자극을 억제하고 중요한 자극에 집중하도록 하는 뇌의 전두엽부분의 활성이 저하되는 기질적 질환이다.
 물론 이외에도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지능지체 등 여러 경우에 산만하고 과잉활동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지능이나 주의력, 정서적인 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ADHD는 약물치료의 효과가 좋은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정신과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치료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치료의 기회를 잃게 되면 아이는 자신의 능력에 훨씬 못 미치는 학업수행을 보이고 친구관계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주변에서 오는 부정적 반응으로 인해 반항적이고 위축된 청소년으로 자라 성인이 되어서는 불안정한 직장생활, 대인관계의 문제, 술 남용 등의 문제까지 초래되는 경우가 많다.
 ADHD로 진단된 경우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부모교육을 시행할 때 아이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부모들은 작은 일을 지시할 때에도 아이의 특성을 고려해서 주변의 필요없는 자극을 제거하고 눈을 똑바로 맞추고 짧게 한가지씩 지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에 대해서는 그 행동을 지적하고 없애려하기 보다는 긍정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노력에 대해서는 충분히 보상해줌으로써 아이가 의욕을 가지고 스스로 해나갈 수 있도록 기다려 줄 수 있어야한다. / 청주의료원 신경정신과장 김 영 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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