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가 그냥 갑니다.”

유행가 가락이 아니다.그간 단명에 그친 대전국세청 청장들의 자조섞인 푸념이다.

대전국세청은 2000년대 들어 지역경제가 커지면서 세수가 7조여원에 달하고 있고 교통세를 제외하면 지방청중 4위를 차지하는 등 행정중심도시 이전에 따른 수부청으로 발전이 기대되는 곳이다.

그러나 2001년 32대 대전청장으로 부임한 이재만 청장이 불미스런 일로 9개월만에 하차한 데 이어 홍성 출신 이종규 청장도 9개월 머문 뒤 재경부로 자리를 옮겼다.

그나마 천안이 향리인 34대 이재현 청장은 15개월 장수를 누린 뒤 전보조처 됐다.

이어 조용근 청장은 지난해 7월 전격 발탁된 뒤 5개월만에 명퇴,최단기를 기록했다.

이때문에 최근 박용오 청장 진퇴를 보는 시각이 찹작할수 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선 취임100일도 안돼 퇴진하는 또다른 기록을 세울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충청권 정서와 동떨어진 청장들의 이·취임이 반복되면서 대전청 위상은 손상되고 직원들의 불만은 드높다.

대전국세청 한 간부는 “청장이 부임하면 대전시,충남·북도,법원,검찰 등 각급기관 50여곳에 인사한 뒤 곧 물러나고 또다시 인사를 다닌다는게 면이 안 선다”면서 "청장이 인사를 돌때마다 타기관장들로부터 오래 계시라는 것이 답례가 되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간부는 “청장이 부임하면 세정 운용방침을 정하고 세무서 초도순방을 나서게 되는데 이조차 못하고 그만두는 풍토는 조직 및 납세자들에게 바람직스럽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한 뒤 “본청장 부임후 혁신인사를 했다지만 전체 20%인 행시출신 세대교체에 그친 채 유신 사무관 존치,6월 명퇴옞예정인 모 지방청장의 1급 발탁 등이 진정한 세대교체인가”라고 반문했다.

직원들도 임박한 대전청장 교체를 앞두고 환송,환영식 등 이·취임식 준비에 이골이 나고 지쳤음을 토로한다.

지난 10년간 이정옥,김호복,배양일,조원제 등 7명의 대전청장이 중도퇴진해 이정도면 지방청장 이력 쌓는 자리라해도 무방할 듯 싶다.

이번에 임용될 청장은 ‘1년 장수’라도 했으면 하는게 대전청 1400여직원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김강중 /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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