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울먹인다 / 세계가 함께 울었다 // 혈육들은 얼싸안고 통곡으로 무너진다 //피 나도록 살점이 뜯기도록 비벼도 목이 마른 / 아프고 아픈 한들이 /황토빛 눈물을 토해낸다 // 한 그릇의 밥을 나누어 먹으며 / 혈육이 한 집안에 살아가는 일이 / 그래 그것이 우리의 사는 길이다」.

어느 시인은 50년만의 남북 이산가족 만남을 「50년 세월을 한 걸음에 달려왔고, 한 걸음 걸이를 50년만에 달려왔다」고 노래했다. 그러나 외신 기자들도 울었다는 이번 이산가족 만남은 여러가지 면에서 이질화된 남북 생활·문화상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언어다.

북측 방문단은 이번 만남에서 「보장성원」 「수원」 「표상」 「과일단물」 등의 용어를 구사했다. 「보장성원」은 지원요원을, 「수원」은 수행원을, 「과일단물」은 쥬스를 뜻한다. 그러나 「표상」은 남한에서도 사용되고 있지만 그 어의는 사믓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방문단이 구사한 「표상」은 추억을 뜻하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새들도 지형적인 영향으로 격리생활을 하면 사투리를 쓰게 된다고 한다. 이 사투리는 생활양식을 다르게 하고 결국은 종(種)의 분화로 이어진다.

새들에게서 보듯 언어의 단층이 화석으로 굳어질 때 우리의 통일 비용은 몇곱절 더 들지 모른다. 더욱이 통일이 완전한 화학결합으로 완성될 때까지는 몇십배의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다음번 당국자 만남에서는 언어통일도 시급히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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