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이 한달앞으로 박두하면서 총선과 관련된 여론조사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각 가정으로는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는 등 여론조사인지, 특정후보의 선거운동인지 분간조차 어려운 전화가 시도 때도 없이 걸려 오고 있다.

이러한 여론조사가 모두 신빙성이 있다면 별 문제될게 없지만 우후죽순격으로 시행되는 상당수의 여론조사가 주먹구구식이거나 또는 특정후보의 시각에서 시행돼 결과적으로 믿을만한 조사가 못되고 유권자를 혼란스럽게 만든다는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것이다.

여론조사는 지극히 과학적인 방법아래 시행돼야 함에도 불구, 조사의 기본조차 제대로 모르고 풀밭에 망아지 나대듯 대충대충 실시하고 또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예를 흔히 발견하게 된다.

여론조사는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전문성과 신뢰성및 그만한 권위를 갖춘 기관이 주체가되어야 함을 물론이다.

표본조사 대상의 결정에서부터 통계의 정확성, 그리고 오차범위의 명시등은 여론조사의 기본이다.

만약 표본조사의 대상이 수십명에 불과하다면 전혀 믿을 수가 없는 것이고 오차의 한계를 명시하지 않거나 얼버무린다면 여론조사로써 가치를 일게되는 것이다.

성급한 마음에 통계학의 기본을 망각한채 수십, 수백의 전화를 걸어본 다음 어느 후보가 앞서고 있다는 식의 발표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여론조사의 오차 범위가 만약 2∼3%내로 근소한 차이라면 그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여론조사중 가장 종확도가 높은 것이 출구조사다. 선진국에선 이같은 방식의 조사가 보편화돼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근래들어 언론매체 등이 이를 실시하고 있다.

이같은 출구조사는 100%의 적중률을 내세우지만 그조차도 우리나라에서는 잘맞지 않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었다. 지난 15대 총선당시 한 여론조사 결과 특정정당의 당선자수가 예상치를 크게 빗나가 국내외적으로 망신살을 뻗혔던 기억이 새롭다.

종래 수십개에 불과하던 여론조사 기관이 요즘은 몇배로 늘어났으며 정체불명의 여론조사도 횡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나 입후보자 측근의 여론조사는 믿을 수 없다. 가재는 게편이기 마련이고 그러한 엉터리 조사를 토대로 세몰이를 하자는 저의도 다분히 깔려있기 때문이다.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는 더욱 여론조사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고 입후보자들은 근거가 미약한 여론조사를 퍼트리며 바람몰이에 나서는 비신사적 행위를 중단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는 더 이상 봉이 아니다. 만족할 수준은 아니나 과거와 달리 유권자 의식은 많이 성숙해 있으며 뜬 구름같은 여론조사에 현혹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아직 대다수의 유권자는 특정후보에 대해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선거판 돌아가는 모습이 꼴 사나워 침묵을 지키고 있는데 알 수 없는 곳에서 전화가 자꾸 걸려오니 왕짜증만 나기 마련이다. 신빙성 없는 여론조사라면 신종 전화공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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