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 첫 선거인 16대 총선이 대장정을 마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승리의 월계관을 쓴 당선자들에게는 진심으로 축하를 보내고 낙선자들에게는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하는 바이다.

뜻을 세운 모든 사람들이 여의도로 갈 수 없는게 냉혹한 승부의 세계다.

따라서 총선은 승자보다 패자가 훨씬 더 많기 마련이다.

월계관이 숫자가 한정되어 있는데다 선거란 본디 경쟁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당선과 낙선이라는 극과 극의 사이에서 일희일비가 곳곳에서 교차된다.

당선자들은 승리감에 도취해 있기보다 당선자로서의 사명감을 다져보고 낙선자를 위로하는 마음 씀씀이를 가져봐야 할 것이다.

이에 본보는 당선및 낙선자들에게 몇가지를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 그동안의 혼탁 과열 선거운동 양상을 뒤돌아 볼때 적지않은 총선 후유증이 예견된다.

역대 선거에서 보아왔듯 선거가 끝나면 으례 선거부정 시비와 더불어 고소, 고발이 줄을 이었다.

이번도 예외는 아닐듯 싶다.

명명백백하게 선거부정이 드러난 사례에 대해서는 응당한 제재가 법의 심판대에서 가해지겠지만 음해성 고소, 고발은 사라졌으면 한다.

대체로 우리의 기층(基層)문화에는 승복의 문화가 정착돼 있지 못하다.

어떤 게임이 끝난후에도 심판의 판정에 불복하거나 상대방을 비방하는 좋지 못한 풍토가 우리의 의식속에 또아리를 틀고 있다.

그래서 선거관련 소송이 선거가 끝난후에도 장기간 시간을 질질 끌며 진행되었던 사례를 과거선거에서 수없이 경험해왔다.

경기후에 박수치기 보다 상대방 발목잡기에 익숙해 있는 우리의 의식을 바구어 나가야겠다.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페어 플레이의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과도한 발목잡기는 시간과 힘을 낭비하고 국민단합을 저해할 뿐이다.

두번째로 당선자들은 유권자들과의 약속을 꼭 지켜 나가길 바란다.

몸달때 이런 저런 공약을 해놓고 당선후에 나몰라라 하는식은 책임있는 정치인의 도리가 아니다.

자기가 한 말에 대해 책임을 지는 책임 정치인이 돼주길 바란다.

세번째로 국회의원이란 입신양명이나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의 머슴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선거운동을 할 당시 유권자들에게 머리를 숙이고 절을 하고 두 손으로 악수를 하듯 그런 초심(初心)이 변치않길 당부한다.

주민이 특정인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것은 특별히 예쁜데가 있어서가 아니라 주민의 뜻을 대신 전달해 달라는데 있다.

그게 바로 대의 민주주의인 것이다.

말로는 주민의 공복을 자처하면서도 행동이 권위적으로 작용한다면 주민의 대표로서 신뢰를 잏게 된다. 부디 말과 행동이 같은 언행일치를 가슴속에 새기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은국민앞에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지배자(룰러)가 아닌 지도자(리더)를 원한다.

여의도로 입성하면서 찬란한 금배지를 자랑할게 아니라 새 천년 지도자로서 지역발전의 틀을 차분히 설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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