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1년 영국의 글래스고에는「존 스미스 & 선」이라는 이름의 서점이 문을 열었다.

글래스고 담배상들에게 책과 커피를 팔던 크레이젠드의 막내아들 존 스미스가 문을 연 이 서점은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보다 1백년 이상 앞선 역사의「원조 책방」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2백 50년을 버텨온 이 세계 최고(最古)의 서점이 문을 닫는다고 한다.

「양대 세계대전과 크림전쟁을 견뎌낸」이 서점을 폐점으로 이끈 것은 대형서점과, 인터넷을 통한 전자 거래라는 게 AFP통신의 전언.

지난해 국내에도 개봉됐던 영화「유브 갓 메일」에서도 오랫동안 사람들과 동고동락을 함께 한, 유서깊지만 작은 서점이 대형 체인점과의 경쟁에 밀려 문을 닫는 내용이 그려졌었다.

이 영화에서는 폐점이, 거대자본에 거꾸러지는 중소자본의 왜소함을 통해 자본주의의 씁쓸한 본질을 되새기게 해주었다면「존 스미스 & 선」서점의 폐점은 좀 더 본질적 의미에서, 한 시대의 종언을 고하는 비장함마저 느끼게 한다.

하루가 다르게 우리를 옥죄어오는「닷 컴」의 풍랑 속에서「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어떤 세계가, 그동안 인류역사를 이끌어오던 어떤 세계를 실질적으로「접수」하기 시작했다는 상징적 실례쯤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하필 인터넷의 공세로 무너진게 서점이라는 사실은 안 그래도 디지털의 거센 바람 앞에 곧 사그라들 촛불 쯤으로 거론되는 활자매체의 운명을 시사하는 듯해 더욱 의미심장하기만 하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