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 이 사람 뭐 그런 것 같고 그래, 풀고 말어』서양인들이 모든 것을 합리적으로 생각, 법정에 가서 시비를 가리려한다면 한국인은 법정에 가기전에 해결책을 모색하는「풀이 문화」를 갖고 있다.

다툼도 풀고, 근심도 풀고, 한도 풀어야 직성이 풀린다. 마음에 두고 있으면 홧병이 생긴다.

이 푸는 문화는 놀이에까지 전파,「뒤풀이」라는 문화 현상까지 낳고 있다.

심지어 화장실에서 일보는 것도「해우」(解優)라고 해서 푸는 것의 일종으로 생각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접전상을 보였던 제 16대 총선이 ▶지역구도 심화 ▶한나라당 1당 유지 ▶자민련 몰락 등의 결과를 낳고 끝났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영남 싹쓸이」「호남 몰표」등을 재현했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익히 예견됐던 것 아니냐』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

그러나 영남과 호남의 지역구조는 태생적으로 다른 환경을 갖고 있다.

호남 사람들의 몰표 현상 뒤에는「망월동의 5월 한」이 자리잡고 있다.

반면 영남의 싹쓸이 배경에는「권력의 금단현상」이 자리잡고 있다.

영남 사람들은 수십년 동안 향유했던 권력의 향수를 못잊어 이번 선거에서 싹쓸이 투표를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충북도 예외는 아니어서 보은·옥천·영동 선거구에서 이른바「郡대항」성격의 몰표 현상이 일어났다.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겠지만 어느시인의 말처럼「잔치」는 끝났다.

각자 신고 온 신발을 잘 찾아신고 생업전선으로 달려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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