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참전했던 미국 군인들에 의해 벌어진 영동읍 노근리 집단양민 학살사건이 미국 언론에 의해 속속들이 파헤쳐 지면서 전세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해의 일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거꾸로 월남전에 파병됐던 한국 군인들에 의해 벌어진 베트남 양민 학살사건이 국내언론에 의해 생존중인 전직 군인의 입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66년 베트남 쿠앙응 아이성 선틴현에서 벌어졌던 베트공 소탕작전 과정에서 당시 참전한 한국군들이 현지 민간인 마을을 불태우고 부녀자와 노인등 수십명을 사살했다는 내용이다.

이 역시 노근리 사건과 마찬가지로 실제상황이었음이 참전군인의 입에서 나왔고, 특히 이같은 사실은 베트남 현지 주민들의 증언과도 일치하고 있어 신빙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어느 경우이든 전쟁을 치르다 보면 강자 논리에 밀려 수면화되지 못하고 묻혀지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후 많은 세월이 흘렀고, 우리는 지금 베트남과 수교를 맺어 그들의 건설현장에도 참여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군인들에 의해 억울하게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도 이제는 보듬어줄 줄도 알아야 한다.

전쟁이 종료된지 35년여가 흘렀다고 하지만 희생당한 유가족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항상「 따이안」에 대한 적대감정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노근리 사건의 경우처럼 역지사지(易地思之)해 본다면 해답은 간단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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