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린다에게.」

전국방장관 이양호씨가 로비스트 린다 김에게 보낸 편지를 읽노라면 슬그머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국가방위를 총책임진 국방장관을 한때나마 맡고 있었다는 사실이 한심스러울 정도이다.

알다시피 지난 1996년 사업자가 선정된 백두사업은 감청장비를 실은 정찰기를 띄워 북한 전역의 음성통신과 신호정보를 분석하는 정보전 사업이다.

총 사업비만 해도 1천6백억원이나 되니 그 사업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더구나 이 사업은 남북의 대치상황속에서 국가안보와 직결된 정보전을 시행할 첨단장비를 구입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볼때 이들이 보여준 행태를 더더욱 이해할수 없게 한다.

당시 사업의 핵심은 정찰기와 감청장비 선정등 2가지였으며, 린다 김을 고용했던 미국의 감청장비 납품업체 E시스템사로 낙찰된 것은 많은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실제 입찰에 참여했던 업체중 E시스템사의 납품가격은 가장 비쌌고, 평가점수는 가장 낮았음에도 불구, 프랑스와 이스라엘 경쟁사를 물리쳤다는 것 자체가 납득이 안가는 대목이다.

이런 와중에 이양호장관이 린다김에게 보냈던 편지가 밝혀지고, 황명수국회국방위원장이 장관에게 압력을 넣은 사실과, 정종택씨가 로비스트 린다 김을 이들에게 소개한 내용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특히 린다 김이 우리나라의 전현직 장관들 사이를 활개치고 다니면서 전방위 로비를 벌였고, 일부는 그녀에게 놀아나 나라가 어찌 되는지 조차 모르고, 이른바 부적절한 관계라는 사랑놀음까지 즐겼다니 이 나라 지도자들의 썩어빠진 정신자세에 개탄하지 않을수 없다.

여기에 동부전선 전자전 장비사업까지도 이들이 로비에 앞장서 사업권을 획득하도록 도와 주었다는 것은 도덕적 비난을 떠나 실정법 위반차원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우리는 나라를 망치게 만든 장본인들이 아직까지도 국가의 주요 요직에 남아 정치를 하고 나라를 주무른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또한 이들이 지금까지도 국회의원에 출마하고 지성인을 가르치는 대학에 근무하고 있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수 없다.

개입이야 어찌됐든, 그 과정에서 국가에 해를 입힌 것이 사실이고, 본인들도 이를 인정한다면 책임을 질줄도 알아야 한다.

서민들은 IMF를 극복하고 새희망 2천년대를 향해 매진해 가려는 판국에 찬물을 끼얹는 것과 다를바 없다.

더구나 국가의 녹을 먹은 고위공직자라면 자신이 행한 부끄러운 행동에 대해 국민앞에 사죄하고 공직에서 사퇴해야 마땅하다.

차제에 검찰은 이번 사건을 성역없이 전면 재수사하여 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낱낱이 사건전모를 밝힌뒤 응당한 법적 처벌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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