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이후 전국 각 자치단체가 대규모 행사를 잇따라 개최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자치단체들의 이같은 행사는 지역 특성에 맞는 문화인프라를 구축하거나 대내외에 위상을 제고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행사가 성공리에 마무리돼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는가 하면 돈을 돈대로 쏟아붙고 수준이하의 행사로 오히려 망신을 당한 예도 허다하다.

충북에서도 기존의 지역축제외에 청주시가 2차례의 항공엑스포와 국제공예비엔날레를 개최했고 올 가을 인쇄출판박람회를 준비중에 있다.

게다가 내년에 충북도가 보건의료박람회를 준비중에 있고 공예비엔날레도 열릴 예정이다.

청주시가 개최한 3차례 대규모 행사는 긍정과 부정적 시각이 혼재하고 있기는 하지만 연인원 1백만명에 육박하는 관람객을 유치했고 지역 문화계나 관련업계에 적잖은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다.

2년 연속으로 열린 항공엑스포 관람객이 각각 20만명을 넘었고 지난해 열린 공예비엔날레에는 50만에 가까운 관람객을 기록했다. 이중 절반이상이 외지인으로 나타나 그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기도 했다.

허나 이같은 긍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지역행사에 외국인 관람객이 채 1%도 되지 않는 현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이름만 대도 알만한 외국의 유명 박람회나 비엔날레등이 한두번 행사로 현재의 명성을 얻은 것은 아니다.

더구나 국내에서도 예향으로 알려진 광주에서 열리는 비엔날레나 우리나라의 대표적 관광지인 경주에서 열리는 세계문화엑스포에 비해 충북의 여건이 모든 면에서 열악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지역에서 열리는 대규모 행사가 어차피 열악한 문화인프라나 취약한 경제력, 보잘것 없는 관광자원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면 보다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지역 보다 사정이 훨씬 좋은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도 세계각국을 상대로 순회설명회를 갖고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은 좋은 본보기가 될 법하다.

과연 국제행사를 표방하면서 국제화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또 각 시·군도 지역 관광 활성화를 주요 시책으로 내걸면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두었는지 스스로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특화된 지역행사는 그 자체가 재미있는 볼거리이고 관광자원이지만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행사자체로만 끝낸다면 행사효과가 반감된다.

지역에 산재해 있는 관광자원도 하나 하나로써는 관광객을 유인하기가 쉽지않고 타지역에 비해 경쟁력이 우월하지도 않다. 따라서 이같은 행사와 지역관광자원을 효율적으로 연계시켜 테마상품화 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자치단체간의 유기적인 협조체제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세계각국을 돌며 거창한 순회설명회를 갖지는 못하더라도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나 국내 관광객 유치와 연계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 행사가 자생력을 갖기까지는 관광과 손잡는 일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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