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이하부정관(李下不正冠)하고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하라는 말이 있다.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을 고쳐 쓰지 말고, 외밭에서는 신발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것으로 이는 남의 의심을 살만한 일을 삼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의 공인사회에서도 뜻있는 사람들이 전래적으로 지켜온 심요십조(心要十條)라는 윤리강령이 있다.

이중 몇가지를 인용하면, 관물(官物)을 사용(私用)으로 쓰지 않고, 녹(祿)을 먹는 동안 백성이 하는 영업을 해서는 안되며, 논밭이나 집의 칸수를 늘리지 않고, 혹 집을 사고 팔일이 있어도 산값에서 더 얹어 팔거나, 판값에 더 얹어서 사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는 수장들이 먼저 모범을 보일때 비로소 백성들도 이를 믿고 따르기에 나온 말이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1818년 유배지 강진땅에서 해제되기 직전에 완성한 것으로 목민심서라는 책이 있다.

목민심서는 말그대로 지방관리들의 사적(事績)을 수록하여 치민의 도리를 역설한 것으로 지방관리들이 반드시 필독해야 명저이자 지침서로 손색이 없다.

목민심서 제 2편 율기의 제가조(齊家條)편에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문구가 나온다.

자신을 가다듬은 뒤라야 집안을 단속할수 있고, 그런 이후에야 나라를 다스릴수 있다는 것으로, 모름지기 한 고을을 다스리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을 다스리고 집안단속부터 해야 함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이렇듯 예나 지금이나 고을 또는 나라를 다스리는 관리들은 먼저 자신을 다스리고, 집안단속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변종석청원군수가 지난 22일 오전 청원군청에서 서울지검 특수부에 전격 연행되어 뇌물수수등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변군수는 청원군북일면 초정리 초정약수 스파텔 건립과 관련, 업자로부터 수억원을 수뢰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원군의회에서도 그동안 스파텔의 시공 운영업체로부터 변군수가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여 재임기간중 검찰에 고발조치되어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는등 스파텔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었다.

게다가 변군수의 큰아들은 지난 98년 9월 군이 발주한 초정약수 스파텔의 시공업체인 나건산업 간부에게 수억원대의 주방용품 납품을 강요하다 요구를 거절받자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불구속 입건된 바도 있다.

자치단체장이 몸가짐을 제대로 하지 않고, 집안단속마저 게을리 하여 이들이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하게 된다면 군민들이 이러한 수장을 과연 어떻게 믿고 따를수 있겠는가.

차제에 자치단체장들은 이번 사건을 거울삼아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

아울러 또하나 당부하고 싶은 것은 민자유치사업의 경우 반드시 투명한 방법을 제시,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잡음이 일지 않도록 해 줄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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