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국회가 의장단을 선출하고 출범했다. 표 대결로 치러진 의장선출에서 여권공조가 승리를 했다. 또 충북출신 김종호 부의장도 탄생했다.

민주당과 자민련 공조체제아래 민국당 무소속을 끌어 들여 야대여소의 총선민의가 여대야소로 뒤바뀌며 여권이 일단 주도권을 잡게 됐다.

또 이 날 개원식에 김대중 대통령 연설도 여야의원 모두가 참석해 경청하는 등 16대 개원은 여권의 의도대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4년전 지난 15대때 당시 야당의 저지로 제날짜에 개원조차 못했던 것과는 다른 진일보한 모습이었다는 평이다. 그러나 16대 국회가 순탄치 만은 않을 것 같다.

의장경선을 시작으로 첫걸음을 내딛었지만 여야간에 현안들이 산적해 있어 험난한 앞길을 예고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국회 교섭단체 구성요건화 문제다. 17석인 자민련의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현행 20석에서 10석으로 낮추도록 민주당과 자민련이 국회법 개정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민주당 총무와 이만섭 의장으로부터 절대로 날치기 처리를 하지 않고 「대화와 타협으로 처리하고 안될 경우도 강행처리는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개원식과 대통령연설에 참석했다.

일단 모양새는 갖추고 개원을 한 셈이다. 반면 교섭단체 구성요건화가 시급한 자민련으로서는 민주당의 이같은 약속에 대해 달가워 하지 않고 있다.
강행을 해서라도 하루빨리 원내교섭단체 테이블에 나서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자민련의 이같은 사정에 대해 한나라당은 교섭단체 구성요건완화는 절대불가 입장을 천명하고 있으므로 한 차례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사청문회」관련법이다. 당장 이한동 총리서리의 인사청문회가 걸려 있다. 민주당은 1일로 하자는 반면 한나라당은 3일을 주장하고 있다. 더 큰 줄다리기는 4년 임기동안 원구성에 최대 현안인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에 있다.

현재 의석 비율에 따라 상임위와 상설특위를 포함한 19개 위원장 자리를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 9개, 민주당 8개, 비교섭단체 2개씩 나누는데 까지는 의견이 모아졌다. 하지만, 국회운영의 주도권을 쥔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맡는 대신 한나라당은 법사, 재경, 교육, 통일외교통상위 등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은 남북정상회담 등 당장 중요성이 부각된 통일외교통상위를 여당이 맡아야 한다고 나섰고 한나라당은 그렇게 할 경우 행자위를 넘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매가사 흥정에 얽혀있다. 이같은 매듭을 풀기 위해서는 여야가 정파를 떠나 모두가 개원식에서의 대국민 약속대로, 의원 선서대로 직무를 수행하면 된다. 어쨌든 16대 국회가 순탄하게 개원을 한 만큼 임기동안 당리당략이나 정파를 떠나 오로지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는 희생정신으로 매진해야 할 것이다.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정책개발과 입법활동으로 새로운 국회상을 정립해주길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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