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미래 희망찬 충북」을 표방해온 민선2기의 충북도정이 고갯마루에올라와 있다. 민선 광역단체장이 혈혈단신, 표표히 그 험한 고갯길을 올라온 것이 아니라 충북발전과 지방자치의 정착이라는 봇짐을 챙겨들고 강행군을 하였으니 숨이 턱에 찰만도 하다.

뿐만아니라 고갯마루를 올라오는 동안 여러 장애물을 통과해야만 했다.IMF의 가시밭에서 고뇌하고 구조조정의 당위성앞에서 번민하며 민선2기의 지방자치 고개를 힘겹게 올라왔다.

고갯마루에서 지난 2년간 봇짐을 풀어보니 그간 한 일도 많았다. 전국16개 시·도중 3번째로 잘 사는 도를 건설했고 농가소득은 전국 2위를기록했다. IMF회오리에도 불구, 충북의 총생산액은 15조4천30억원으로 전국대비 3.6%에 랭크되었으며 도민 1인당 소득은 1천57만7천원으로 97년 전국 4위에서 한단계 뛰어 98년에는 3위에 올라섰다.

농가소득은 2천3백76만1천원으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고 정부의 역내투자 유치는 크게 증가하여 도예산 규모보다도 많은 1조3천6백96억원에 달했다. 기업체 수는 IMF기간인 지난해에도 9.9%가 증가, 3천9백99개에달하였고 수출액은 4월 현재, 44억5천5백만 달러로 전년대비 54.1%포인트의 큰 증가율을 보이며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해외시장도 부지런히 개척했다.

이원종 지사가 직접 유럽을 순방하며 충북에 대한 투자를 약속받았고 중국 대련시, 일본 오사카 등에 무역사무소를 개설하였으며 호주, 동남아에 시장개척단을 파견하여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수치상의 충북발전과 지역주민이 느끼는 체감적 충북발전에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수치로 보면 충북이 엄청나게 발전하였는데 그 발전의 그늘아래에선 아직도 상당수의 실직자가 거리를 헤메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사람이나 행정조직이나 공(功)이 있으면 과(過)가 있기 마련이다. 공을 극대화하고 과를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이지 싫다고해도 과를 제로로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 국가적 명제였기는 하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충북경제의 기반이 흔들린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았으며 용두사미가 된 사이판 취업 등은 과 부분으로 치부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보다도 더 큰 문제는 공직사회의 혈전증 증후군이다. 겉으로는 개혁을 소리높여 외치고 있으나 공직사회의 의식은 기득권을 사수라도 하는 듯 요지부동이다. 결국 개혁이라는 겉옷을 체면상 걸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의구심도 드는 것이다. 제도의 개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식의 개혁인 것이다.

구각을 과감히 깨고 새로운 공직사회의 틀을 짜기 바란다. 능력있는 인사의 발탁은 필연적이다. 예로부터 창업보다 수성이 더 어렵다고 했다. 또 산행길에서 보면 오르막길보다 내리막길이 더 위험하다.

지금까지 전반기에서 펼쳐놓은 여러 가지 사업들은 후반기에서 알차게 마무리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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