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5일후면 이산가족 2백가족이 남과 북에서 꿈에도 그리던 가족들을 만나게 된다. 이번에 생사가 확인된 이산가족들은 8.15 상봉의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지난 85년9월, 남북 각각 50명씩의 상호방문을 끝으로 굳게 닫혔던 이산가족 상봉의 문이 15년만에 다시 열려 우선 1백명씩의 교환방문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분단 50년만에 김대중대통령과 김정일국방위원장간의 정상회담에서 얻은 결실로 모처럼 남북간에 인도적인 이산가족상봉 사업이 본격화 되었음을 감지하게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8.15에 상봉하게될 2백가족만을위한 행사가 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북측에서 보내온 명단을 훑어보면 2백명중 무려 1백92명의 이산가족들의 생사가 확인돼 하루빨리 북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기를 학수고대 하고 있다.

또 남쪽에서도 북에 두고온 가족들을 찾는 2백명도 같은 심정일 것이다. 이밖에도 남쪽에서 확인된 이산가족 1세대 1백23만명과 2세대까지 포함하면 무려 7백만명이 넘는 이산가족들을 헤아린다. 한 예로 이많은 이산가족들이 한달에 1천명씩만 만난다 하더라도 무려 1백년이 걸린다는 계산이다.

한번에 1백명씩의 숫자로는 그 많은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주기란 턱도 없다. 이번 8.15상봉을 계기로 이런 기회가 아주 정례화 하거나 보편화 되었으면 한다. 만남을 원하는 모든 이산가족들에게는 항시 그 문이 열려 있어야 한다.

이렇게 되려면 남북당국에서는 하루빨리 이산가족들의 만남을위한 제도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 분단 50년동안 남과북에 헤어져서 갖은 고통을 감내하면서 한많은 삶을 살아온 이산가족들의 심정을 당사자가 아니면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

형은 국군으로 동생은 의용군으로 서로가 총뿌리를 맞대고 싸웠던 이산가족이 아닌가. 그동안 월북자 가족이다, 월남자 가족이다 해서 핍박도 많았고 주위의 눈초리도 따가웠다.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닌 그야말로 분단의 아품으로만 여기기에는 한계가 있는것 같다. 이제 우리는 한많은 삶을 살아온 이산가족들의 아품을 하루빨리 치유해 주어야 한다.

그 지름길은 한사람이라도 세상을 뜨기전에 더 만나게 해 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산 1세대들에게는 삶의 날이 그리 길지 않다. 즉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라도 더 늦기전에 이들이 헤어졌던 가족들을 만나고 50년의 한을 풀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해야한다.

남쪽이나 북쪽이나 이념적 편견을 버리고 인도적 차원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특히 이번에 만나지 못하는 이산가족들도 빠른 시일안에 만날수 있도록 다음번 만남을 서둘러야 한다. 그리고 이산가족상봉 사업과 연관하여 생사와 주소를 확인하고 편지라도 항시 왕래할수 있도록 주선해 주었으면 한다.

생전에 혈육을 만나려는 소원을 모두 이루도록 해야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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