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문화재 제 109호인 청주동헌, 일명 청녕각을 보존하기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청주동헌 대책추진위원회는 지난 19일 청원군민회관 회의실에서 관내 38개 단체 회장단 등 1백 50여명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갖고, 청원군청을 이전하는 방안으로 만장일치로 채택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들은 오는 8월중 충북도와, 청주시, 청원군 관계자, 문화재위원, 동헌대책추진위원회 등이 참가하는 토론회를 열고 9월에 군민서명운동을 거쳐, 오는 10월에는 범군민 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날 참석자들도 해결의 주최로 나서야 될 충북도와 청주시, 청원군청 관계자들을 크게 질타했고, 김재욱 청원부군수도 청주동헌 문제에 군민의 역량을 모아 해결해 나가자는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했다.

청주동헌 문제가 그동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것은 충북도와 청주시 청원군청이 책임을 서로 미룬 탓이 가장 크다. 그러는 사이 청주동헌은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가 높음에도 불구, 군청사의 그늘에 가려 점점 훼손돼 온 것이 사실이다.

역사적으로 고찰해 볼 때 조선 영조 7년에 세워진 청주동헌은 순조25년과 고종 5년에 두차례 개건되면서 근민헌에서 청녕각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그러나 청원군청이 78년 신축되고, 청주동헌은 그보다 4년 늦게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군청사 뒷편에서 푸대접을 받아야 했다. 당시 상황에서 청주동헌이 문화재 지정만 빨리 되었어도 군청사가 건립될수 없었음은 불문가지이다.

그러나 청주동헌은 청원군청이 지난 78년 현재의 위치에 신축되기 전까지 군청사로 사용되면서 청사에 가려 통풍과 채광이 안돼 자재가 부식되는 등 세월의 흙먼지를 뒤집어 쓴채 흉물스럽게 변했고, 내부 구조 역시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청주의 역사를 알려주는 기풍만은 지금도 당당하게 남아 있다.

한때는 청원군의회가 청주동헌 문제를 둘러싸고 이를 이전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이는 구르는 돌에 박힌 돌을 빼내는 형국이다. 청주동헌은 말 그대로 청년고도 청주역사의 산 증인이다. 때문에 해결의 수순을 밟는다면 청원군청을 옮기는 것이 원안을 논의돼야 마땅하다. 다행히 최근 사회단체에서 이같은 분위기를 잡아주고 있어 청주동헌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가 정신적 원천이 되는 문화재를 제대로 보존하지 못한다면 훗날 후손들에게 무슨 낯을 들 수 있겠는가.

청주시의 산 증인이 되는 청주동헌을 제대로 보존하지 못하면서 시문화행정을 잘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삼척동자도 웃을 일이다.

관계당국들은 이번 기회에 서로 머리를 맞대고 청주동헌 보존 문제를 사려 깊게 논의해 줄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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