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 캐릭터인 「고드미·바르미」는 성품이 올곧고 매사에 정도(正道)를 택하는 충북인의 심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바르미는 바르다(正)는뜻이요 고드미는 곧다(直)는 의미이니 이 둘을 합치면 정직(正直)이 되는 것이다.

이 캐릭터는 선비의 고장, 청풍명월의 고장, 충절의 고장이라는 충북 문화풍토의 정체성을 잘 확인시켜주고 대변해주는 문구다. 선비는 신(身),언(言), 서(書), 판(判)에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 몸가짐을 바로하고 언행을 조심하고 학문을 숭상하고 판단력이 명쾌해야 한다는 선비의 고전적 조건을 현대적으로 압축·해석하면 바로 「고드미·바르미」가 되는 것이다.

청풍명월(淸風明月)이라는 말뜻도 그렇다. 정조 임금은 학문을 숭상하여식견높은 학자들과 이야기하길 좋아했는데 당시 규장각 학사인 윤행임(尹行任)과 조선팔도의 인물을 4자단구(四字短句)로 평하면서 충청도를 가리켜「청풍명월」이라 하였다.

바람소리 맑고 달이 밝으니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품성 또한 맑고 밝은법이다. 이는 천혜적 자연조건이 가져다준 일종의 선물이었다. 무공해 청정지역이 사람의 마음을 바르게 했던 것이다. 「고드미·바르미」는 2000년 전국 밀레니엄 캐릭터 쇼에서 최우수 캐릭터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은 바 있다.

전국의 내로라는 캐릭터를 제치고최고의 상징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이 캐릭터가 높이 4.2m 크기로 제작돼 우선 경기도와의 접경인 음성군 감곡면 오향리에서 첫 선을 보였다. 남도 과객을 손짓해 주던 이정표가 있던 자리에 현대적 감각의 충북 캐릭터가 들어서 충북을 찾는 손님을반기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간판이 단순한 홍보나 전시효과에 머무르지 않길 바란다. 「고드미·바르미」의 진정한 뜻을 입간판과 더불어 마음속에 새기고 생활의 좌우명으로 삼으며 실천해야 할 것이다. 겉으로는 이를 내세우면서 속으로관심이 없다거나 실천하지 않으면 내세우지 않는것만 못하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충북인의 부끄러운 일면도 부단한 자기 혁신을 통해개선해 나갔으면 한다.

고속도로 경유지라서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것이 좀억울하기도 하지만 전국 제일의 교통사고 지역이라는 오명부터 우선 벗었으면 한다. 실제로 외지인의 말을 들으면 충북지역에서 운전하기가 의외로 어렵다고 한다. 속도를 지키거나 신호등을 지키는 일은 실로 기본적인 일임에도 이를 외면하는 예가 많다.

큰 슬로건보다 작은 실천이 더 중요하다. 또하나 창피스런 일은 무고행위가 전국 으뜸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조상들은 서로 다투기를 싫어하고 헐뜯기를 금기시하였는데 어찌된 일인지 오늘날에는 툭하면 뜬금없이 무고행위가 고개를 들고 폭력사태도 빈번해지고 있다.

상대방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정정당당하게 면전에서 할 일이지 앞에서는 입도 뻥끗 못하고 뒷전에서 험담하는 식은 바른 길이 아니다. 「고드미·바르미」의 덕목을 깊이 새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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