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잰 걸음으로 다가오는데 서민의 호주머니는 썰렁하기 짝이 없다.더군다나 추석물가마저 들먹거리는 통에 축제이어야 할 명절이 야속하기만하다. 차례상을 간소화하자니 조상 대하기가 민망스럽고 제대로 격식을 갖추자니 빚을 내야 할 판이다.

온 겨레에게 똑같이 찾아드는 명절이건만 이조차도 축제의 기쁨을 공유치못하고 빈익빈, 부익부로 치닫는 절반의 축제에서 그쳐야할것 같다. 정부당국에서는 추석을 앞두고 5조원가량의 추석자금을 풀 계획이라고 한다. 이 자금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체에는 상당할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여지나 체불임금이 우선 해소되지 않는다면 해당 노동자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총체적인 경기로 보아 외환보유고도 넉넉해지고 기업체 가동률도 높아지고실업자도 줄고 있다고 하는데 충북지역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별로 체감할 수 없다. 오히려 지역에서는 IMF의 탈출이 아니라 시작이 아니냐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충북통계사무소가 밝힌 7월의 고용 동향만 봐도 그렇다. 실업자가 1만7천명으로 6월보다 1천명이나 늘어났다. 일시적 현상이라면 그럴수도 있겠다는 낙관론이 나오겠지만 그 추세가 상승곡선을 그린다면 보통 큰 문제가 아니다.

충북의 인구 1백50만명중 경제활동인구는 절반정도인 70만6천명에 달한다. 이중에서 1만7천명이 실업상태에 있다는 것은 충북의 경제지표가 밝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넌즈시 말해준다. 경제활동인구의 취업형태를 보면 충북경제 구조에 어떤 지각변동을 감지하게 된다. 취업자 68만9천명중 농림어업이 17만5천명으로 전월대비 5천명이 감소했다. 이는 농사를 기피하거나 이농인구가 늘고있다는 뜻이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깃발이 무색하다. 급격한 산업화속에서도 농업은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는 분야인데 그 근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복잡한 통계수치를 굳이 인용치 않더라도 농민들의 말을 들어보면 농촌의 현실을 어렵지않게 파악하게 된다.

농사지어서 조합빚, 비료대 갚고나면 뼈품도 안나온다는게 농민들의 말이다. 한때 IMF회오리를 타고 농촌으로의 유턴현상이 나타났으나 얼마안가또다시 도시로 떠나는 역 유턴현상이 일고 있다.
농업인구에 비해 서비스업 종사자는 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및 서비스업은 38만1천명으로 전달보다 8천명이 늘었다. 힘이 드는데다 농업의 생산성이 낮고보니 농삿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에 진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판매직은 15만4천명으로 전월대비 6천명이 늘었고 사무직, 기능, 기계조작, 단순노무직도 각각 증가추세를 보였다. 정보화시대를 맞아산업구조의 개편은 불가피한 과제다. 그러나 정보화에 따른 전문지식의 축적이나 노하우도 없이 이일자리, 저일자리를 찾아 떠도는 것은 안정적 구도가 아니다. 이 통계를 통해서 볼때 지역경기가 양호한 편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고 능동적인 대처방안을 강구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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