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이 25일로 5년 임기의 절반을 끝내고 집권후반기를 맞았다.

지난 97년 12월18일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부터 국정을 직접 챙기기 시작한 김대통령은 집권전반기 동안 환란을 극복하고 지식기반경제의 토대를 마련했으며 분단 55년만에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내 남북화해의 물꼬를 트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이같은 업적은 소수정권이라는 한계에서 비롯된 정치불안과 개혁추진과정에서 불거진 집단이기주의,일부지도층의 도덕적 해이등으로 상당부분 퇴색된 것도 사실이다. 김대통령의 집권전반기를 평가하면서 가장 두르러진 성과는 역시 햇볕정책의 지속적 추진으로 일궈낸 남북관계의 진전을 꼽을수 있다. 더구나 김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국방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남북화해협력과 평화를 위한 6.15공동선언을 탄생시킨 것은 지구촌 마지막 냉전지역인 한반도에 화해와 평화의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볼수있다.

또 6.25이후 최대의 국난을 맞아 금융,기업,공공,노사등 4대개혁을 통해 고율의 성장과 저 인플레, 높은 외환보유고등 국제통화기금이전의 안정을 되찾은 것도 빼놓을 수없는 성과라 할수 있다. 그러나 김대통령 스스로 밝힌대로 지금껏 계속되고 있는 의약분업을 비롯 금융개혁,의보통합,농·축협 통합등 각종 개혁과정에서 분출된 집단이기주의로 초래된 사회적 혼란과 옷로비 사건에서 나타났듯이 일부 지도층인사들의 도덕적 해이는 낙제점을 면하기 어렵다.

김대통령이 취임초부터 수없이 강조해온 동·서 화합정책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일각에서는 오히려 지역감정이 고착됐다는 부정적인 평가마저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정치개혁 분야의 경우 여야간 정쟁으로 민생의 발목을 잡고 있고 집권후반기도 여소야대로 인한 정치불안에 레임덕마저 겹친다면 향후 정국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전반기를 마감하고 후반기를 맞는 전환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수 있다. 먼저 최고의 성과로 꼽히는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6.15선언의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 또 정치개혁과 지난 총선에서 드러난 지역구도 청산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

경제문제도 외환위기는 넘겼다고 하지만 올들어 무역수지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고 성장잠재력도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1백조원이 넘는 공적자금투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시지 않는 금융부실이나 최근의 투자부진과 수출저조,내수부진은 향후 경제전망이 낙관적이지 못함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전반기 거시경제위주의 정책 기조가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만큼 후반기에는 실물을 중심으로한 미시경제에 주력, 서민들의 가계안정을 도모해야한다.

모쪼록 나머지 절반의 성공을 위해서는 집권초기의 초심을 잃지않고 내년 2월로 마지노선을 정한 개혁작업을 성공리에 마무리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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