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의 大河소설 「土地」는 암울했던 일제시대에서 해방이후까지 民草들의 삶과 질곡을 다룬 秀作이다.「스터디셀러」라고 할만큼 소설로 큰 성공을 거둔탓인지 드라마나 영화로도 여러번 다뤄져 대강의 줄거리는 누구나 알고있을 만큼 화제작이었다.

국권상실,봉건가부장체제와 신분질서의 붕괴,농업경제로 부터 화폐경제로의 전환등 한국근대사의 변화가 밑그림으로 담겨있는 「토지」의 2부에는 주인공들의 공간배경이 경남하동에서 중국 길림성 용정으로 옮겨진다.

국권을 빼앗긴 식민지백성들은 굳건히 발붙이고 살 정착지가 없기 때문에 浮草처럼 자연히 여기저기 떠도는 삶을 영위할수 밖에 었었고 마침내는 만주까지 이주했던 것이다.하지만 일제시대 가난한 서민들에게 중국 移住는 虛構가 아니라 엄연한 현실이었다.

최근 중국 길림성 도문시(圖們市) 양수진 정암촌에 집단거주촌을 마련해 62년째 살고있던 40여호 주민들의 고향방문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은 그 현실을 반영한다.옥천,보은,청원등지에 살던 정암촌 이주민들은 일제의 식민지 지배가 극단적으로 치닫던 1938년 자의반 타의반으로 만주로 이주해 이루 말할수 없는 고생끝에 황무지이던 정암촌을 개간해 터전을 잡았다.

주민들은 타향살이의 어려움속에서도 한국 고유의 풍속과 인정,사투리와 전통문화,식생활습관등을 고스란히 간직하면서 고향방문을 애타게 희망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남북이산가족 상봉이 우리민족의 가슴에 진한 감동을 전해주었듯이 정암촌이주민들의 감격적인 상봉을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