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제 문화·체육계에 한국인의 활약을 보면 국가발전이 가속화되고 한국의 힘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을 실감하게 된다.
LA다저스에 소속돼 있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메이저 리그에서 14승을 올린 것도 대견스러운데 투수로는 드물게 홈런까지 쳐서 가슴을 후련하게 해주고 있다.

올해 성적이 다소 부진하긴 하지만 미 LPGA서 박세리, 김미현, 박지은, 펄신 등 한국의 낭자군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주부로 변한 청주출신 양궁의 여왕, 김수녕도 재기에 성공하여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신궁의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테니스 스타 이형택이 일을 냈다. 스타라고 해야 세계랭킹 1백위 밖에 머물렀던 그가 테니스의 본고장 미국에서, 그것도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내로라는 세계적 스타를 제치고 32강에 올랐다. 이번의 쾌거는 예삿일이 아니다. 한국인으로서는 1회전도 통과해본 일이없기 때문이다. 서구인에 비해 체구가 작고 힘이 달리는 한국인으로서 여보라는듯 한계를 극복했다.

문화의 세기에서 한국의 문화예술 공연에 서구의 시각이 점차 민감해지고있다. 「쿡킹」이란 제목으로 영국의 에딘버러축제및 독일 뮌헨의 톨우드축제에 선을 보인 한국의 「난타」가 그야말로 세계를 난타하고 있다.

기립박수는 물론 감격한 관객이 눈물을 흘리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전위 피아니스트인 임동창의 공연은 가는곳마다 동양의 신비를 빚어낸다. 톨우드에서의 공연에 많은 관중들은 한국의 문화적 저력을 체험하고 또 인정했다.

비록 스타급은 아니었다해도 청주시립무용단의 공연이라든지, 이경희 청주대국악과교수의 대금연주 등도 상당한 반응을 일으켰다. 톨우드 조직위는 한달동안의 축제를 마치고 백서를 발간하였는데 현지 매스컴에서 다룬 한국공연의 비중이 주최국인 독일 다음을 차지했다.

극동의 작은 나라 정도로 인식돼온 한국을 다시 보게된 것이다. 톨우드축제의 조직위원장인 리타는 오는 10월, 청주를 방문하여 톨우드를 빛낸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양 도시간 문화예술 교류 폭을 넓히겠다고 공연단 일행에게 소식을 전해왔다.

지난 세기까지 국제사회에서 국력은 군사력, 경제력 등에 있었으나 이제는 그 잣대가 점차 문화·체육분야로 옮아가고 있다. 국가의 위상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일에 문화와 체육은 든든한 첨병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와 지자체는 문화·체육에 관한 강도 높은 육성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본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이라는 「문화의 악세사리」론이 더이상 안나왔으면 한다. 문화는 삶을 빛내는 어떤 소품이 아니라 삶 자체다. 삶의 바닥을 문화로 다지고 이를 기초로 예술의 집을 짓는 작업이 절실하다.

그리하여 문화·체육발전 청사진을 마련함은 물론, 새싹을 발굴하고 인재를 키우는 작업에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남 잘되는 꼴 못봐주는 소아병(小我病)도 고쳐나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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