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사기극이다, 아니다. 외압이 있었으니 전모를 밝혀라.
요즘 한빛은행 관악지점에서 1천억원대의 부정대출 사건을 놓고 외압이 있었다 아니다, 지점장 개인의 단순 사기 사건이라는 둥 말이 많다.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은 지점장과 대출자가 합작한 사기극으로 가닥을잡아가고 있는듯 하다.
그러나 1천억원이라는 거액을 대출받은 장본인이 현정부 실세로 알려진 현직장관의 먼 조카뻘 사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의혹은 점차 커지고 있다. 한빛은행 부행장이 직접 지점장에게 전화를 건 것은 대출건이 아니고은행문제 때문이라고 한다.

또 박지원장관도 그 부행장에게 세번에 걸쳐 전화를 걸었다 한다. 물론청탁과 관계없는 사적인 일이라 밝히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세인들은 정부 실세의 외압이 있었느냐 아니냐를 따지고있는 것이다.

물론 은행 자체 감사결과 외압은 없었고 단순히 사기 사건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과연 국민들은 이 사건을 단순 사기 사건으로 믿겠는가하는 점이다.
우리가 상식선에서 생각해볼때 일반인들이 은행에서 단돈 1백만원이라도 대출을 받으려면 절차가 얼마나 까다로운지 국민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하물며 5천만원이나 1억원을 대출을 받으려면 집을 담보해야하고 재산이 많은 보증인도 세워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기업형 대출이라 하지만 한번에 몇십억씩 수십차례에 걸쳐대출을 해줄수 있느냐 말이다.
현직 은행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사건이야말로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는 반응이다. IMF를 겪으면서 거액대출은 반드시 본점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유독 이 은행만은 그렇게 안해도 된다는 말인가. 전국에 있는 한빛은행 수백개 지점중에서 관악지점만은 본점의 승인도 없이 지점장이 마음대로 거액을 대출해 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지금에 와서 일개 지점장이 업자와 결탁한 단순 사기극으로 문제를 덮으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잘 안가는 대목이다. 과연 한빛은행의 관리체계는 그처럼 허술한 것인지 아리송할 뿐이다.

이같은 방식이 전국 수천개의 각 은행 지점마다 적용되어 대출이 이루어진다면 이나라 금융제도는 어떻게 되겠는가 말이다.
얼마전 도내에서도 신충은금고가 영업정지 명령을 받고 문을 닫고 있다.문제는 부실대출이 많아 정상적으로 금고 경영을 할 수 없게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도 대주주가 70여억원을 편법으로 대출해가는 바람에 경영부실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애꿎은 서민 이용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가뜩이나 추석을 앞두고 있는데 자기 돈을 맡겨놓고도 타금융기관에서 이자를 물어가며 대출을 받아 써야하는 이중고(二重苦)가 발생하고 있다.

부실대출로 시작해서 대형 금융사고로 이어지는 바람에 국가 경제가 휘청거렸던 뼈아픈 경험을 우리는 갖고 있다. 급기야 IMF사태라는 위기까지 겪고 이제 막 벗어나려 하는 판에 금융사고가 또 불거지고 있으니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겠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