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돈이 많아 외국으로 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전세돈을 빼서 나갑니다. 그리 복잡하지 않은 암수술인데 병원이 받아주질 않으니 어떡합니까』 며칠전 모방송국이 내보낸 저녁뉴스의 한 토막이다.

지금 이 땅의 암환자들은 암이라는 고통외에 진료를 받을 수 없다는 시대현실 때문에 더욱 절망하고 있다. 그 결과, 생명이 경각이 이른 암환자들이 수술할 곳을 찾아 외국행 비행기는 타는 「진료 엑소더스」가 벌어지고 있다.

정부와 의사협회는 추석기간에도 막후 접촉을 했으나 별무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는 『이제 벗을 것은 홀딱 다 벗었다』고, 의사협회는 『제시한 안은 협상대상이 아닌 무조건 수용해야 할 안』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익히 알다시피 의약분업은 정부를 조정자로 의·약의 공급자인 의사와 약사, 그리고 이의 소비자인 국민이 벌이는 고차원 3각 퍼즐이다. 일방이 우월적 권리와 이득을 취하면 또 다른 일방은 반드시 손해를 보게끔 되어 있다. 마치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튀어나오는 모습이다.

지금까지의 政_醫협상 결과만 가지고도 의보료가 수조원대 규모로 오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까지 의사들은 독점적인 의권을 이용, 부인하든 안하든 귀족적인 지위를 누려왔다. 그러나 지금의 행태가 계속되면 「의사 선생님」이 아닌 「의료 기술자」 소리를 들으라는 법도 없다.

어떤 명분도 죽음을 초월할 수는 없다. 지금 이 땅의 말기 암환자들은 수술할 곳을 찾아 진료 엑소더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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