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통계가 나올 때마다 충북의 교통사고율은 불명예스럽게도 전국 상위에 랭크되었다. 그때마다 충북은 경부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경유지점이어서 덤터기를 쓰고 있다고 변명을 하며 낙제점에 대해 자위했다.

그런데 생터교육연구소 「터」가 조사한 결과로 보면 충북의 수부인 청주의 교통문화지수가 전국 꼴찌권이어서 할 말을 잃게한다. 물론 이 조사는고속도로의 사고율을 포함하지 않은 도시자체의 교통문화 현주소를 밝힌 것이어서 이제 그런 핑계도 통하지 않게됐다.

조사결과를 보면 청주시의 교통문화가 실로 한심한 수준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감지하게 된다. 오죽하면 전국 25개도시중 22위를 차지했나 말이다. 지난해에는 15위를 했는데 올해는 무려 7계단이나 떨어졌다.
횡단보도 정지선 준수정도는 45.6%로 18위를 차지했고 속도 준수율은 16.2%로 25개도시중 24위에 랭크됐다. 한마디로 청주시의 차량들이 광폭 운전을 일삼는다는 얘기다.

우리는 입만 열면 충북의 인심이 온후하고 넉넉하다고 자화자찬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이러한 교통문화지수를 보면 전혀 「그게 아니올씨다」라는 이중적 사회현상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교통문화만 가지고 그 지방사람들의 성격 기질등을 따질 수는 없으나 교통문화가 현대생활에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질서의식과 심성을 재는 잣대로 삼아도 큰 무리가 없다.

다른 교통문화 분야의 통계도 오십보 백보다. 인구 10만명당 보행자 사상자수가 232.8명으로 20위, 차량 1만대당 사망자수는 11.3명으로 20위로 작년 8.3명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고 자동차 1만대당 뺑소니 사고 발생건수는 18위에 머물고 있다.

실제로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뺑소니 차량 목격자를 찾습니다」라든지 「교통사고 목격자 제보바람」등등의 피해자 플래카드가 을씨년스럽게나부끼고 있다.
이러한 교통사고 피해자의 호소에도 아랑곳없이 제보자는 극소수에 달한다는 것이다. 뺑소니 차량은 범죄 행위이며 양심의 실종 현상이다. 이를 보고도 모른체하는 것은 신고정신, 시민정신의 실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안전띠 착용율은 12위, 대중교통 만족도는 13위로 간신히 중위권을 유지했다.
이를 종합해보면 전체적으로 청주시의 교통사정이 열악하고 교통행정 또한원활치 못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운전자들의 준법정신이 미약하다는 점이다.
제대로 신호를 지키고 제한 속도를 지키고 양보운전을 생활화한다면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을 터인데 이 간단한 이치를 실천하지 않아 큰 화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차량운행 현황은 후진국형이다. 서로 먼저 가겠다고 아귀다툼을 벌이고 툭하면 경적을 울리고 끼어들기를 예사로 한다. 차량운행이 아니라 숫제 차량레이스를 벌이는듯 하다. 바닥권을 보인 청주시의 교통문화자화상을 다시 들여다보며 모두 함께 반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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