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하여 엄청난 부를 축적한 알프레드 노벨은 죽기전 자신의 유산에서 나오는 모든 소득을 정확히 5등분하여 매년 인류를 위해 공헌한 다섯 분야의 사람에게 상금으로 수여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는 물리학과 화학 의학 문학 평화상등 다섯가지 분야였다.
그리고 노벨상은 국적에 관계없이 상을 수여받는 순간까지 살아있는 사람에게 준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
수상자를 선정하는 기관도 제각기 달랐다.

물리학과 화학분야는 스톡홀롬에 있는 왕립과학 아카데미에서, 의학은 왕립캐롤라인 의학연구소에서, 문학분야는 스웨덴의 아카데미에서, 그리고 평화상은 노르웨이 국회가 선임하는 오슬로의 노르웨이 노벨상위원회가 결정을 맡았다.
노벨상이 세계적 권위를 갖게 된 것은 엄격한 심사를 통한 수상자 선정 때문이었다.

수상은 해마다 10월과 11월 사이에 이루어 지지만 선정작업은 초가을부터 시작됐다.
수여 기관들은 부문당 약 1천여명씩 총 6천여명에게 후보자 추천을 요청한뒤, 이를 토대로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왔다.
더욱이 노벨재단은 후보 심사나 수상자 결정에 일체 관여치 않았고, 업무는 4개 기구가 전담함으로써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상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김대중대통령이 마침내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노르웨이 노벨상위원회는 13일 오후 김대중대통령을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 대한 각별한 노력과 아시아 인권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노벨상 평화상에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김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은 본인에게도 영광이지만 이는 대한민국 모두의 영광이며, 한국이 노벨상의 대열에 최초로 합류했다는 자체만으로도 더욱 값져 보인다.

노벨 평화상의 최종 후보군에는 35개 기관 1백50명 후보자가 올랐던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더욱이 이번 노벨상은 20세기를 마감하는 마지막 시상이자 21세기를 여는 길목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올해는 노벨상 수상 1백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여서 상징적 의미는 더욱 크다.

지난해에는 국경없는 의사회(MSF)에 돌아갔었고, 또한 근간의 노벨 평화상은 평화노력의 결실보다는 진행중인 평화노력에 힘을 실어 주는 쪽으로 수상자를 결정하는 경향을 보여 왔었다.
동티모르와 북아일랜드, 중동의 평화협상에 노벨평화상이 주어진 것도 그같은 맥락에서 해석되어 졌다.

이제 DJ입장에서 보면 대통령도 되었겠다, 노벨평화상도 받았겠다, 무엇하나 아쉬울게 없는 입장이다.
실리는 그만큼 중요하다.
그러나 「승부는 이겼지만 게임에서 졌다」는 평가는 역사가 내릴수 있는 준엄한 심판에 해당된다.

준비된 대통령을 내세우며 국가경제에 시동을 걸었던 그였지만 최근 사회 곳곳에는 이반된 조짐들도 심각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우리 사회를 「벼랑끝 사회」, 또는 제 2의 IMF가 코앞에 다가 왔다며 DJ의 노벨상 수상 소식에 조차도 냉소적인 분위기를 보이는 판국이다.

김대통령이 30여년간의 평화통일에 대한 노력으로 노벨상의 결실을 맺었듯, 이번 수상을 계기로 내치에도 전력을 쏟아 이반된 민심도 추스리고 국가경제도 살리는 전기로 삼아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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