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드디어 오늘 개막된다. 그동안우리나라에서 이런 저런 국제회의가 많이 유치되어 왔지만 이번처럼 아시아와 유럽 26개국 정상이 참석하여 정치, 경제, 문화의 교류를 논의하는국제회의는 유사이래 처음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의 의장국인데다 때마침 김대중대통령의 노벨 평화상수상으로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한껏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당초 몇개국과의 정상회담 개최도 노벨 평화상 수상이후 신청이 쇄도하여14개국과의 마라톤 정상회담을 계획하고 있다.

개막에 앞서 이미 김대중대통령은 주룽지 중국총리와의 회담에서 중국의 이동통신사업에 한국 업체의 참여와 한국 보험사 1개사의 중국내 영업을 허용키로 합의했다.
새 천년들어 첫번째로 열리는 이번 서울회의는 한국의 대외 신인도를 높이는 동시에 아시아·유럽간의 동반자 관계구축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크게 기여하리라는 전망이다.

지난 60∼70년대까지만 해도 저개발국가로 치부돼오던 한국이 불과 20∼30년만에 아시아·유럽 정상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국력이 신장되고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우리 스스로도 퍽이나 대견스럽게 느껴진다.
특히나 지난 97년말에 불어닥친 IMF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번영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아시아·유럽 정상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가히 세계적 합의가 될만한 일로 간주된다.

역사적인 서울회의에서는 아시아·유럽의 장학사업, 세계화에 관한 ASEM 라운드 테이블, 정보기술 협력 등이 협의될 예정이다. 또한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토대로한 한반도 평화정착및 남북의 화해 협력에 회원국들이 지지를 표명하는 이른바 「한반도 평화정착 서울 선언」도 채택될 전망이다.

한반도 평화정착은 1차적으로 당사자인 남북의 문제이나 그러한 협의와 노력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을때 평화정착의 분위기는 더욱 확산되고 탄력을 받게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돌이켜보면 한국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고려시대, 코리아로 소개되면서 부터다. 고려인의 진취적인 기상과 문물이 실크로드를 통해 유럽으로 흘러들었으며 유럽의 문물 또한 그 길을 되짚어 부분적이나마 한반도로 유입되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1천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정보의 실크로드를 통해 전세계와연결되어 있고 인터넷의 키 보드만 작동하면 지구촌 곳곳을 들여다 볼 수있는 사이버 세계에 살고 있다. 이번 회의는 세계화의 코드를 확인하는자리이며 또 개척하는 자리이다.
아시아·유럽정상들의 만남을 의미하는 ASEM(Asia Europe Meeting)의 머리 글자가 말해주듯 멀게만 느껴졌던 아시아와 유럽 국가가 한곳에서 자리를 함께하는 세계사의 새 패러다임이 우리나라에서 열리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유럽간의 협력을 다지는 새 천년의 실크로드는 일단 마련된 셈이다. 앞으로 그 실크로드를 어떻게 활용하는냐가 큰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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