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5일, 16대 국회가 개원한지 오늘로 1백70일이 된다.
불과 6개월만에 벌써 4번째 파행 국회를 맞고 있다.
이번 16대 국회야 말로 민생국회를 지향한다더니 그 반대로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걸핏하면 파행길로 접어들기 일쑤이니 국회의 신뢰도가 날이 갈수록 추락하는 것은 필연지사다. 우리는 지난 97년 11월 21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었다.
당시 국민들은 생소한 IMF사태를 맞아 외환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똘똘 뭉쳐 불과 2년만에 외환위기에서 벗어났다고 축제분위기까지 연출했던게 아닌가.

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새 천년을 맞이한다고 야단법석을 떨은것이 불과 1년전 얘기다. 새 천년들어 첫 선거인 16대 총선에서 국회는 여소야대양상을 보였다.
여당인 민주당은 자민련과 무소속의원 끌어안기를 시도하며 곡예를 하듯 국정을 이끌어 왔다.
결국 일부이기는 하지만 자민련 의원들의 반발로 정부 여당의 의도대로 검찰총장및 대검차장에 대한 탄핵안 문제가 잘 안돌아가자 우리 헌정사상 여당소속 국회의장의 사회봉쇄와 출근저지라는 방법을 동원해 안건을 국회에상정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촌극을 빚었다.
이로인해 국회는 또 다시 파행을 거듭하고있다. 지금 우리는 제2의 경제위기에 봉착해 있다. 얼마 남지않은 회기내에 처리할 국회 일정이 산적해 있다.

우선 당장 내일 처리키로 돼 있는 공적자금 동의안이다. 이 동의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또 다시 빚을 내서 메꿔야 하는 판이다. 이밖에도 오는 12월 2일까지로 앞으로 10일 이내에 처리해야 할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해야 한다. 국정이 이처럼 다급한데도 정쟁만 일삼으며 국회를 파행시키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 나라에는 정치 지도자도 없는가 말이다. 여당 총재인 대통령은 현정국 파행에 대해 이렇다 할 말 한마디를 안하고 있다.

국회에서 알아서 처리하라는 모양이다. 사태가 이쯤되면 누군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정치권과 정부의 리더십을 발휘할 최고 책임자는 오로지 대통령뿐이다.
오늘이라도 대통령은 대 국민 담화를 발표, 현실을 국민에게 소상히 밝히고 더 이상의 국회 파행을 막아야 한다.
이러다가 정말 제2의 경제파탄이 온다면 훗날 어떤 평가를 받을지도 생각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있는 ▶정치공백 ▶구조조정지연 ▶경기급락등 3대과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정치실패로 민심이 이반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정치공백과 지도력상실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구조적인 경기급락에다 구조조정지연등으로 대외신인도가 추락한다는 급박한 상황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 국회가 시급히 처리해야할 각종 법안에 차질이 온다면 그 후유증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생각해 보았는가 말이다. 야당보고 무조건 국회에 들어오라고만 한다면 야당이 들어오겠는가 말이다. 여당은 의회민주의의 기본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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