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휩쓸고 있는 홍역환자가 도내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제천,진천,보은 등 일부 지역에서 부분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홍역은 최근 청주지역에서도 급격히 확산돼 수백명의 의증 환자가 발생했고 일부 학생들에게는 등교 중지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홍역은 지난 95년을 고비로 환자가 급속히 감소해 거의 퇴치된 것으로 알려져 왔었다. 그런던 것이 올들어 상반기에 조금씩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하더니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돼 이미 수천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보건당국은 환자가 이처럼 급증하는 원인을 97년 이전에 태어나 1차 예방접종만 받은 어린이들이 접종이후 10여년이 지나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홍역 예방접종은 지난 96년까지 생후 12~15개월때 1차례만 실시했으나 이후 1차 예방접종을 받은 어린이들이 홍역에 감염되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난 97년부터 다시 2차 접종을 하도록 표준 예방접종 지침을 개정했다.

 그러나 보건당국도 안이한 판단과 대처로 홍역 확산을 부추겼다는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지난 95년 홍역이 거의 소멸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고 단독백신 생산을 중단하고 볼거리,풍진까지 예방하는 혼합백신(MMR)체제로 전환했다.
 혼합백신은 단독백신에 비해 면역력이 떨어지는데다 지난 98년 부작용이 잇따르면서 MMR 예방접종을 기피하게 만들었다. 또 부모들의 인식부족으로 2차접종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홍역확산의 원인이라고 밝히면서도 정작 최근 홍역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감염실태나 예방접종 등의 적극적인 홍보조차 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국립보건원은 지난 3월말부터 홍역이 산발적으로 발생하자 역학조사를 벌였지만 전국적 유행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는 보건당국이 전염병이 나돌때 마다 계절적 특성 등 대수롭지 않게 대처해 왔음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3~4년 주기의 정기적인 소규모 유행정도로 인식, 안이한 대처로 일관해 전국적인 유행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홍역은 예방백신이 개발되기 전에는 누구나 한번씩 치르던 전염병으로 치사율은 낮지만 전염률이 높고 기관지염과 폐렴등 합병증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아 가볍게 볼 질환이 아니다.
 최근들어 사라져 가던 각종 전염병이 다시 확산하는 것은 대기,수질,토양 오염등 환경문제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또 요즘 어린이들이 체격은 좋지만 운동량이 부족해 체력이 떨어져 전염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선진국 환상에 빠져 전염병마저 후진성 질환이라고 그 존재를 애써 부인하거나 축소해서는 안된다. 그럴수록 국민들만 불안할 뿐이다.
 혼합백신에 문제가 있다면 다시 단독백신으로 교체하고 여타 전염병에 대한 실태도 철저히 파악해 종합적인 예방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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