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연령굛계층을 따지지 않더라도 해방이후 국가 공교육을 받은 사람에게는 [방학=여름·겨울]의 등식이 뇌리에 각인되어 있다. 따라서 인생을 반추할 수 있는 연령에 들어선 사람에게는 여름과 겨울은 이른바 [추억만들기]의 계절이었다. 물론 유·청소년기 추억에는 봄과 가을의 것도 침전되어 있지만 그 분량만 따지자면 여름과 가을 것이 압도적으로 많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얼마전 교육부가 주5일제를 근간으로 하는 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방학기간과 시기를 정할 수 있고 ▶토요일의 경우 학생 개인 사정에 따라 등교를 할 수 있고 안할 수도 있게 됐다. 물론 이 개정안은 내년부터 당장 실시되는 것은 아니고 전국 33개 초중고 학교에 시범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부칙으로 하고 있다. 교육부의 이같은 발표에 대해 상당수 사람들은 "획기적이다"는 반응과 함께 "그럼 우리집은"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장 맞벌이 부부가 문제이고, 그 다음은 잦은 방학이 이른바 [놀자주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대로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공교육의 여백이나 다름없는 토요일은 [사교육]이 책임일 수밖에 없다. 중간에 시범 운영기간이 있다고는 하나 숙고의 숙고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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