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내년도 도내 8개 군수의 판공비를 대폭 인상키로 했다는 소식은 가뜩이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침울해 있는 서민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충북도는 최근 2001년도 도내 8개 군 시책업무 추진비를 올 1억1천만원보다 2천만원이 인상된 1억3천만원을 책정해 행정자치부에 보고했으며, 이에따라 내년도엔 군단위의 경우 기관운영 업무추진비 4천8백만원과 시책업무추진비 1억3천만원등 판공비가 1억7천8백만원으로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기관운영업무 추진비는 지자체가 시행하는 주요 행사나 대단위 시책 추진사업, 주요 투자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사용되며, 시책업무 추진비는 자치단체의 장과 보조기관, 사업소장의 통상적인 조직운영과 홍보및 대민활동, 유관기관과의 협조등 포괄적인 직무수행에 소요되는 경비이다.

 자치단체장들이 대내외적인 활동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추진비가 소요되는 경우도 더러 있을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각종 경기지표도 하향국면에 접어들고 있고, 국내외적인 경제국면과 전반적인 경제적 흐름도 최악의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문에 상급기관인 행자부에서도 지방재정 여건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판단, 내년도 시·도분을 올 수준으로 동결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물며 이러한 시점에서 주민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자치단체장들이 전반적인 사회분위기를 아랑곳 않고 자신들의 판공비를 늘린다는 것은 상궤(常軌)에 어긋나는 것이다.

 충북도는 이와관련 청주(4억2천만원),충주(2억8천만원),제천(2억2천만원)등 3개시의 시책업무추진비는 타 시·도의 80% 수준이지만 군단위는 70%수준으로 5년간 동결돼 이번에 80%수준으로 올리게 된 것이라고 인상된 배경을 극구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한치 앞도 내다볼수도 없는 불투명한 경제적 국면을 맞아 언제 제 2의 IMF 환란이 다시 찾아 올지 모른다며 모두들 불안해 하고 있는 시기이다.
 이러한 때에 기초자치 단체의 장들이 판공비를 인상하려는 것은 취약한 지자체의 재정난에도 반하는 조치일뿐 더러 지역경제 현실을 망각하는 처사가 아닐수 없다.
 명색이 지도자라면 상황에 맞는 유연한 판단을 내릴수 있어야 한다.

 한편으로는 서민들에게는 허리띠를 졸라 매라고 하고 자신들은 말과 행동을 달리 하면서 주민들이 따라 주기를 바란다면 설득력을 얻을수 없다.
 자치단체장들도 나름대로 어려운 사정이 있겠지만 지금의 경제는 말그대로 비상시국에 준하는 어려운 시점이다.
 평상시에는 보통사람들도 여유를 가지고 대처할수 있지만 위기상황이 닥치면 모두의 지혜를 한데 모아야 난국을 헤쳐 나갈수 있는 법이다.

 이럴때일수록 자치단체장들이 스스로 몸가짐을 추스리고, 자신에게 엄격해지는등 먼저 근검절약에 솔선을 보이며 지도력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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