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상(賞)이란 취지에 맞게 시행돼야 제값을 발휘하는 법이다.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노벨이 세계평화와 인류발전을 위해 제정한 상이고 미국의 퓰리쳐상은 언론인에게 주어지는 최고 권위의 상이다.
 아카데미상은 영화인 최고의 상이고 미 메이저 리그의 사이영상은 오로지 투수에게만 주어지는 상이다.

 이처럼 상이란 그 특성상 취지에 부합돼야하고 그 범주를 일탈하지않는 나름대로의 컨셉(개념)이 있는 것이다.
 충북도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단재교육상은 올해로 벌써 17회째다. 지난 84년부터 시행해왔으니 결코 짧은 연륜은 아니다. 그동안 여러부문에서 많은 수상자를 배출하였고 수상자들의 업적 또한 뛰어나고 모범적이라는 점도 충분히 인정한다.

 그러나 오늘날 충북도 교육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단재교육상은 단재 신채호선생의 얼과 정신을 기린다는 상의 특성에 잘 부합되지 않아 이에대한 인식전환이 아쉽다.
 단재 선생은 우리고장이 배출한 민족의 스승이다. 독립운동가이며 언론인이며 역사학자이며 소설가로 민족의 암흑기에 횃불을 밝힌 분이다.
 그렇다면 응당 단재교육상은 선생의 이러한 표상에 맞게 시행돼야 할 것이 아닌가. 예를 들면 역경을 헤치고 자립정신을 실천한 사람이라든지, 교사로서 문학에 뛰어난 업적을 보인 사람 등이 선정돼야 마땅치 않은가 말이다.

 교육분야와 언론은 전혀 무관한것 같아도 실제로는 매우 가깝게 존재하는 분야다. 매스커뮤니케이션이란 집단의사 전달이요 개개인간에 의사소통을 의미한다. 매스컴의 본질과 생리를 교육현장에서부터 배우고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교육과정이다.
 교사와 교사간에, 교사와 학생간에, 학교와 지역사회간에 의사소통은 현대사회에서 불가피한 것이며 이를 실천하기위해 학교신문을 만들고 교내방송반을 운영하고 한걸음 더나아가 니(NIE)교육을 실시하고 있지 않은가.
 따라서 단재교육상은 이처럼 학교사회의 언론활성화에 기여한 사람이 대상에 포함돼야 하고 또 충북의정체성 확립에 앞장선 교육자나 향토사및 지역 문화 창달에 선구적 역할을 해온 사람들이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본다.

 단재교육상이 여타 상과 아무런 차별성없이 일반적 교육공로를 토대로 해서 수상자가 가려진다면 그 본질은 크게 퇴색되는 것이다.
 교육현장에서 상이 너무 많다보니 상의 인플레 현상까지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이 홍수를 이루다 보면 그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법이다.
 온갖 상의 범람속에서 단재 교육상마저 표류해서는 안될 일이다. 이 상은 명실공히 충북교육계 최고의 상으로 자리매김을 해야 할것이고 그 특성을 십분 헤아려 취지에 걸맞는 방향으로 운영돼야 한다.
 교육청의 간부라고 해서 제외될 사항은 아니지만 그런 지명도보다는 묵묵히 올곧은 사도의 길을 걷는 교사를 발굴, 시상해야 더 발전적이다.

 사도상, 학술상, 공로상이라는 분류도 매우 애매하고 단재교육상의 취지와 잘 들어맞지 않는다. 차라리 단재문화상, 언론상, 문학상, 자립상 등이 더 어울리는 분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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