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나 유럽의 어느나라든 중국 사람들이 모여 사는 차이나타운이 형성돼 있으며 로스엔젤레스등 일부 도시에서는 코리아타운도 날로 발전하고 있다. 흑인들끼리 슬럼을 형성하듯이 같은 인종과 민족이 한데 모여 살면서 외로움을 달래며 서로를 돕고 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일제때 일본 사람들은 우리나라 주요 도시의 일정 구역에서 자기들끼리 따로 모여 살았고 그들만의 시내 중심을 본정통이라 부르기도 했다.

경제적인 발전과 산업화ㆍ도시화로 인해 우리나라는 새로운 타운, 즉 도시빈민지역인 달동네가 탄생했다. 하지만 게딱지 처럼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달동네 서민들의 생활상은 차이나타운이나 코리아타운과 같이 밝은 모습은 아니다. 숨쉴 공간조차 부족한 어둡고 칙칙한 방에서 식구들 전체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겨울이면 연탄을 등에 지고 양동이에 물을 담아 미끄러운 비탈길을 오르는 달동네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드라마가 자주 방영됐다.

소득이 높은 강남 압구정동의 오렌지족과 비교되는 달동네 청소년들의 힘겨운 삶의 역경에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며칠전 정부에서 이같은 달동네를 대대적으로 정비한다는 반가운 정책을 발표했다. 건설교통부는 2001~2003년에 국고 8천억원등 총 4조6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전국에 산재한 달동네 5백여곳의 불량 주택을 대대적으로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달동네 정비사업을 통해 서민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침체에 빠져 있는 지역 건설업체들이 일감을 되찾아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