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은 굶어도 종자는 베고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한해 농사에서 종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그리고 「볍씨 선택은 맏며느리 고르기와 같다」라는 속담은 볍씨의 선택에 따라 한해 농사가 좌우됨을 나타낸 뜻이다. 1월에 시작되는 새해영농설계교육은 집안의 며느리를 들이듯, 농부가 종자를 신중하게 고르듯 농업인에게는 중요한 자리이다.

지난 69년 통일벼보급과 식량자급 달성을 위해 「겨울농민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새해영농설계교육은 초창기에 비해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교육에 참여한 농민들은 대부분 머리가 히끗한 60대 노인들이고, 젊은사람이라야 40~50대가 보일뿐이다. 그만큼 농업은 힘든 직업이고 땀을 흘린만큼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농업으로는 자식들 공부시키기도 힘들어 농촌을 떠났다는 이야기다.

최근 최첨단 과학영농시대라는 21세기를 맞아 새해영농설계교육은 미래의 희망적인 비젼을 제시하기 보다는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비난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사람사는 세상에 첨단 농기계와 키보드만으로 풍년농사를 이룰 수 는 없다. 사람끼리 부대끼는 정이 우리사회를 따뜻하게 만들고 농업을 살찌우는 것이 아닌가. 교육장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옆 동네 친구의 살림살이 이야기도 들어보고 사람사는 모습도 느껴보는 교육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새해영농교육은 지난해 영농의 반성, 평가와 함께 지역농업 발전을 위한 토론장이 되고, 새로운 작목재배기술과 영농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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