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국회.비민주적이고 당리당략에 흔들리는 국회」 주한 외국인 특파원들이 평가한 우리의 국회상이다. 국회를 출입하고있는 이들 특파원들이 국회보 「신년호」에 기고한 글을 보면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을 지경이다.
 한국의 의회정치가 민주정치 보다는 과두정치에 가깝다 든지, 구성원들이 무슨 스포츠팀 같다 든지 하면서 우리의 성숙치 못한 의회정치를 적나라하게 꼬집고 있다.
 「의원 꿔주기」만 하더라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김대중대통령이 민주주의 개념을 진전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한걸음 퇴보시킨 것으로 지적된다.

 또 안기부예산 유용 문제는 무엇보다 진상 규명이 앞서야 하는데 이는 뒷전이고 정략적 공방전만 난무하는듯 하다.
 소귀에 경읽기나 다름없는 정치판이다. 혹한에 떠는 민생을 돌보라는 얘기는 공허하기만 하다. 싸움질이나 하는 국회와 국회의원은 차라리 없는것만 못하다는 개탄의 소리가 넘쳐나고있다.

 요즘 우리 정치권을 보면 「상대당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식의 오기와 독선으로 억지주장만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IMF사태 극복을 할때만 해도 그런대로 외환위기 극복을위해 한마음으로 뭉쳐지는듯 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16대 총선을 전후해서 여야 관계가 험악해졌다. 차기 대선을 위한 기선잡기에 나선 여야 정당들은 오로지 정권재창출이나 대권욕에 휩싸여 민생은 뒷전인채 정쟁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이제는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있는것 같다. 민주국가에서 최초로 의원 꿔주기로 교섭단체를 만들어준 여당은 불가피했다고 변명만 할뿐 이렇다할 명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의원을 임대받아 교섭단체를만든 자민련도 군색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정당의 총재 대행은 15대 총선당시 2억원의 자금을 지원 받고도 어떤 돈인지 잘 모른다고 해명을 하고 있다. 2억원이 적은 돈인가. 또 그가 지난 15대 총선때 지출한 선거비용이 5천3백만원을 썼다고 신고한 상태다. 도대체 국민들은 납득하기가 어렵다.

  안기부자금 유입사태를 놓고 궁지에 몰린 야당은 야당 말살을 겨냥한 정치공략이라고 반발하며 장외로 뛰쳐나갔고 정부 여당은 법대로 응하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야당은 정치자금에 관해서는 대통령도 함께 수사를 하자고 맞서고 있다. 참으로 끝일줄 모르는 정쟁으로 국민들만 피곤하다.
 밝힐 것은 밝히되 양보와 상생의 미덕도 갖출 일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힘을 모을때도 됐으련만 「너 죽이고 나 살기」식의 정쟁에 끊이 안보인다.
 지나간 일에 대해선 입장정리를 빨리 끝낸뒤 앞으로의 진로에 힘을 기울였으면 한다.

 언제까지나 외국인 특파원들의 웃음거리가 될 것인가 말이다. 우리의 경제는 선진국 문턱에 진입하고있고 문화 또한 세계화 물결속으로 줄달음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유독 정치만 후진국 양상을 면치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1세기엔 정치적 미성숙아라는 외신들로부터의 비아냥을 안 들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회정치의 체질을 개선하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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