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는 지역문화 발전과 지역주민들의 화합을 도모함은 물론 지역의 문화자산이나 특산물을 홍보하는 유효한 수단임에는 틀림없다. 민선자치이후 관광 활성화등 지역경쟁력 제고를 명분으로 상품성을 접목시킨 지역축제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지난해 문화관광부가 한국최고의 축제로 선정한 경북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의 경우 99년 외국인 6천여명을 포함 50만6천명의 관광객을 유치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외국인 1만5백여명등 60만8천여명을 유치한데서 볼수 있듯이 지역적으로 특화된 전통행사를 체계화 시킬 경우 어느것과도 견줄수 없는 휼룡한 관광인프라가 될수 있다.

 그러나 민선단체장들이 들어선 이후 지방자치단체에서 벌이고 있는 축제와 대중공연 등 각종 이벤트성 행사들이 급격히 늘면서 이에따른 예산과 인력낭비가 심화되는등 후유증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있다.
 지난해 전국 각지에서 5백여건의 각종 지역축제가 열렸지만 지역민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지역 특화상품을 홍보하는 등 지속적으로 개최돼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는 행사보다는 선심성이나 단발성 행사가 많았다.

 이는 민선단체장들이 선심성이나 얼굴알리기에 주력하면서 행사 대부분이 농번기에 집중돼 농촌의 인력난을 부추기고 축제의 주인으로 참여해야 할 지역민들로부터 조차 외면받기 때문이다.
 또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무계획적이고 즉흥적인 시도로 정체성마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축제를 남발하는 것도 일부 주민만의 소비성 행사로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충북도가 도내 시ㆍ군의 문화관광축제에 대해 관광 상품성과 관광객 유치실적등에 따라 국ㆍ도비를 차등 지원키로 한 것도 이같은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로 볼수 있다.
 그런점에서 지역축제를 종합평가해 문제점을 도출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함으로써 관광상품성이 있는 지역축제를 국제적인 문화관광축제로 육성하고 소비성이 아닌 수익성 축제로 전환해 나가겠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문화관광축제를 보더라도 지역축제의 생명은 지역적 특색을 어떻게 살려 차별화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성공한 지역축제로 인정받고 있는 안동국제탈춤축제나 부산 자갈치축제, 금산 인삼축제, 진도 영등축제 등은 한국적 전통과 지역적 특색이 묻어나면서도 관광객 유치효과가 뛰어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도내에서도 지난해부터 영동 난계국악축제와 충주 세계무술축제가 문화관광부 지정축제로 선정되는등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국제수준의 축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아직 갈길이 멀다.
 지역축제는 명승지나 유적지와 같은 정형화된 관광자원이 아니라 추상적인 문화상품이라는 점에서 하루아침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그런만큼 눈앞의 수익에 급급하기 보다는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하고 육성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충북도의 이번 조치가 무분별한 지역축제에 대한 구조조정과 더불어 지역축제의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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