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생활에 있어 신용카드는 이제 지폐를 대신할만한 또다른 화폐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신용사회가 정착될수록 신용카드의 사용빈도는 더욱 증가하기 마련이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대다수가 신용카드를 소지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5~6종의 카드를 소유하는 예도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처럼 신용카드는 여러모로 편리하다. 현금을 지참하지 않아도 되고 웬만한 곳에서는 현금대신 결제 수단으로 통한다. 유명카드는 해외에서도 별다른 제재없이 통용되고 있으니 지구촌 경제를 피부로 절감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편리한 카드가 순기능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남용을 하거나 취급을 잘못하면 엄청난 재산상의 피해를 입기가 다반사다.
 우선 급하면 카드를 쓰기 마련이다. 이른바 소비성향을 부채질하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금 결제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에 있어서는 여러장의 카드가 악순환을 거듭한다.
 이른바 밑돌 빼어 윗돌 고이는 식이다. A라는 카드사의 빚을 갚는데 B라는 카드사로 부터 대출을 받아 변제한다. 이런 식이 계속되면 고리의 카드 빚은 눈덩이 처럼 불어나 종당에는 사용자가 감당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고 불량거래자의 낙인도 찍힌다.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과정도 상당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 카드사마다 경쟁적으로 회원확장에 나서고 있는 과정에서 회원의 신분확인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점이다.
 카드발급시에는 반듯이 신분확인과 더불어 사용자의 결제능력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게 상도덕이요 순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의 조사에도 나타났듯 부실회원의 증가는 둘째치고 타인 명의로 이를 발급받아 부정사용하는 사례가 증가추세에 있다.

 명의를 도용당한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카드 사용대금을 청구당하는 어쩌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용불량자로 취급되는 이중의 피해를 입고 있으니 그야말로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이다.
 카드를 분실할 경우 걱정은 이만저만한게 아니다. 행여 분실한 사실을 모르고 신고를 안했다가는 날벼락을 맞기가 예사다. 카드를 습득한 자가 백화점 등지에서 마구 물품을 구입하면 카드 소유자는 엉뚱한 피해를 입게 된다.

 이때문에 물품의 판매시에는 필히 신분증을 확인해야 하나 실제로는 신분 확인없이 크고 작은 물품을 카드로 결제하는 예가 부지기수다.
 현대사회는 개개인의 정보가 상당수 노출돼 있다. 새로 만든 주민등록증이 위조가 불가능하다는 당초의말과 달리 아세톤 등 약품처리로 쉽게 변조되어 범행에 사용된 예가 벌써 발생하고 있잖은가.

 신용카드 사고가 빈발하자 스스로 신용카드 사용을 중지하거나 회원을 탈퇴하는 사례도 적지않게 발생하고 있다. 신용사회를 지향하는 신용카드가 오히려 심적부담을 가중시킨다면 차리리 없느니만 못하다는 역심리도 필연적으로 생겨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신용카드는 현대인에게 애물단지다. 없으면 아쉽고 있으면 부담스럽다. 카드사는 물론 업소에서이를 취급함에 있어 신중을 기하는 자세가 확립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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