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당시 독일이 패망한 이유중 하나는 고급 브레인에 대한 평가절하 작업에 있다. 당시 나치 정권은 독일 사회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고급 두뇌 집단에 대해 대접을 소홀히 했다.
 그 결과 많은 과학자들이 미국행을 선택했다. 유태계 과학자로 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아인슈타인도 주로 미국에서 연구생활을 하였다.
 미국은 유럽에서 건너온 두뇌 집단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 두뇌집단은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끄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였으며 오늘날 미국이 막강한 부와 강대국을 구축하는데에 밑거름이 되었던 것이다.

 중국은 지난 60년대 문화혁명 당시, 지식인을 평가절하하였다. 그 결과 국제사회에서 중국은 상당히 낙후되었었다. 개방, 개혁 정책을 도입한 이후 지식인의 지위는 종전보다 상당히 뛰어올랐다.
 지구촌 어느 사회이든 지식인을 푸대접하는 곳 치고 발전하는 곳이 별로 없다. 기실 인류의 문화발전이란 소수의 엘리트층이 이끌어 가기 마련이다. 거대한 미국의 힘도 일부의 두뇌 집단에 의해 창출되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의 현주소를 돌이켜보자. 고급 브레인이 집적된 대학가는 포화상태다. 대학가 교수 채용 실태를 보면 아직도 인맥, 학맥이 판을 치고 있고 기득권층은 좀체로 자리를 내주려 들지 않는다.

 이러한 교수사회의 폐쇄성 때문에 미국 등 선진국에서 박사학위를 따오고도 강사자리를 못구해 쩔쩔 매다가 다시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예를 흔히 발견하게 된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브레인 유출이다.
 지식기반 사회에 있어 이같은 현상을 막지 못한다면 추구하는 이상은 한낱 구호에 그치고 만다. 얼마전 어떤 연구단지에서 일하던 고급두뇌가 구조조정으로 인해 제과점을 창업한 일이 있다. 구조조정의 회오리 바람이 연구단지만을 비켜갈 수는 없지만 많은 지식을 축적하고 있는 사람이 장삿길에 나선 것은 아무래도 보기가 민망하다.

 오송보건의료단지와 오창과학단지는 우리나라 생명공학(BT)과 정보산업(IT)을 이끌어 나갈 쌍두마차다.
 드넓은 미호평야에는 그 꿈의 단지가 마무리 채비에 한창이다. 분양률이 높아지고 희망 입주업체도 차츰늘어나고 있다.
 외형상으로 보아 이만하면 국제무대 어딜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부지만 마련했다고 해서 생명공학과 정보산업이 저절로 육성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그중에서도 고급 브레인의 유치가이 두 단지의 사활을 좌우할 것으로 판단된다.

 즉 고급 브레인이 연구할만한 환경조성이 절대적 과제로 떠오르는 것이다. 미국이 세계 두뇌를 받아들이듯 열린 자세로 이들을 수용하는 적극적 브레인 유치전략이 아쉽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급 브레인의 연구활동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줘야 할 것이다. 다행히 오송, 오창단지인근에는 대덕연구단지와 충북대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인근의 지식집단과 손을 잡고 하나의 「리서치 벨트」를 구축한다면 상승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다. 정부, 지역주민, 고급 브레인이 지식의 텔타를 형성하도록 협력해야 한다. 물과 물고기의 공존이치를 되새기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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