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충청대 졸업식에 참석, 전문대 3년제 방안 검토 지시를 하면서 『학벌이 아니라 전문적인 실력과 성실성이 우대받는 사회야말로 경쟁력있는 사회』라고 치사를 통해 밝혔다.
 서울대나 3군 사관학교 졸업식 정도에만 참석하던 대통령이 전문대 졸업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더구나 전국의 내로라는 전문대를 접어두고 충북도에 소재한 전문대 졸업식에 참석한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김 대통령의 언급처럼 전문대는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데 중추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4년제 대학이 가능성을 제시하는 과정이라면 전문대는 실무과정의 숙련을 통해 배출 인력을 곧바로 산업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충북도내에는 학문의 고장답게 4년제 대학과 더불어 여러 전문대가 인재 배출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있다. 일부 전문대는 나름대로 특성화를 꾀하여 확고한 기반을 구축했다.

 충청대는 세계 태권도 대회를 치를 만큼 그 역량이 지구촌 곳곳으로 뻗어나가고 있으며 주성대는 군부대에 이어 교도소내에도 캠퍼스를 개설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소위 대학도 과거 수동적인 마케팅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신입생 유치와 면학의 분위기를 바꾸고 있는 추세다. 취업에 있어서도 전문대는 4년제 대학을 훨씬 능가한다.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이 40%선인데 비해 전문대는 이의 곱절이나 되는 80%선을 웃돌고 있으며 학교, 학과에 따라선 100% 취업이라는 진기록을 적잖게 세우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다시 전문대에 편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다. 가히 자격증시대에 어울리는 풍조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전문대의 취약점은 수학과정이 2년이라는데 있다. 입학한 다음해에 졸업을 하게되니 지식습득에 아쉬움이 남는다. 2년으로 미진하다고 판단되는 분야에 대해선 1년쯤 수학과정을 연장하여 충분한 지식과 기술을 축적한 연후 졸업한다면 산업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으리라 전망된다.
 이처럼 전문대는 학교별로 정체성을 유지하되 지역적 특성과 시대의 흐름에 맞도록 변신을 꾀해야 대학발전에 가속도를 낼 수 있다.
 적당한 범주안에서 기득권만을 주장한다거나 마냥 움추리고 있는 것은 미래를 내다보는 대학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이제는 대학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대학은 대학 나름대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지역사회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관심과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
 대학의 경쟁력 제고와 더불어 대학을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도 크게 달라져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대학을 나왔느냐가 아니라 어느 교수밑에서 어느 학문을 얼마만큼 연마했느냐이다.

 학력(學歷)사회가 기존의 사회구조라면 앞으로는 학력(學力)사회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마인드와 사회구조를 바꿔나가야 한다.
 명문대학을 나왔다고 해서 취업이 잘 되고 지방대나 지명도가 낮은 대학을 나왔다고 해서 문전박대를 받는 병폐는 청산할때도 됐다.
 전문대가 새역사 창조에 주역이 될 많은 인재를 배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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