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수심(人面獸心)이라는 말이 있다. 인간의 모습을 가지고 있으면서 마음은 짐승이라는 뜻이다. 모름지기 사람은 사람의 마음을 가져야 도리인데 불행히도 인간사회는 사람이면서 짐승마음을 갖는 무리들이 상당수에 달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인심 좋고 살기 좋다는 청풍명월의 고장에서 발생하였으니 지역사회의 충격이 매우 크다.
 청원 미원에서 접대부들을 쇠창살에 가두어 놓고 노예매춘을 일삼던 부부가 경찰에 검거되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19세기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든 노예매춘 행위가 가능했던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것이다.
 미원에서 속칭 방석집을 운영하는 이들 부부는 12년간 여러명의 접대부를 고용해 상당액의 화대를 갈취하고 접대부가 임신할 경우 강제로 낙태수술을 시켜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 접대부는 무려 9회의 낙태수술을 하였으며 지금까지 9명의 접대부에게 총 39회의 낙태수술을 시켰다는 것이다.
 일부 종교단체에서는 낙태를 금지하자고 나서고 있는 판인데 비록 윤락행위를 통한 임신이나 고귀한 생명을 밥먹듯 지워버렸다는 것은 인륜상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비인간적 행위이다.
 더구나 이들부부는 이러한 파렴치한 행위에도 불구, 지역사회에서 유지행세를 했다는 점이 더욱 우리를 우울케 한다.
 남편은 모 사회단체장을 맡았고 부인은 초등학교 자모회장 등을 맡으며 나름대로 지역사회에서 명망을 쌓아왔다고 한다.
 주변에서 예의 바른 인물로 통하는 그가 어떻게 밤만되면 포주로 돌변하여 금품갈취는 물론 접대부의 인권을 유린했다는 말인가. 가히 한국판 「두 얼굴의 사나이」가 아닐 수 없다.

 관련법규에는 낙태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보호자의 동의가 없을 경우는 낙태를 할 수 없다. 낙태는 비윤리적인 처사일 뿐만 아니라 산모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는데 한 여인이 무려 9차례의 낙태를 하였다면 추후 여인으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을런지 의문이 간다.
 낙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접대부들을 대상으로 툭하면 낙태시술을 한 관련 병원에 대해서도 적법성 여부를 따져봐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관련 직업소개소에 대한 커넥션도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이번 사건에서 보듯 접대부 대부분을 직업소개소를 통해 공급받은 만큼 두 업소간에 어떤 공생관계가 있는지 밝혀야 한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통해 마치 충북판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를 보는듯 하다. 낮에는 선량한 지킬박사가 밤이 되면 파렴치한 하이드씨로 돌변하는 인간의 이중성 앞에 인간사가 그저 허망하게 느껴진다.
 최씨 등 접대부 4명이 택시를 통해 극적으로 탈출하지 않았다면 그러한 불법행위는 좀체로 세상에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기실 청주권에서조차 미원 일대의 불법영업은 이미 잘 알려져 온 사실이다.
 쇠창살 노예매춘까지는 몰랐다해도 미원에 가면 희한한 술집이 있다는 사실은 애주가들 사이에 회자된 소문이다. 이는 양반의 고장에도 적잖게 먹칠을 한 행위이다. 철저한 단속으로 인권이 유린되는 일을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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