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저녁 TV로 생중계된 김대중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지난 3년간의 국정평가와 앞으로 남은 2년임기의 청사진을 들어보는 기회였다.
 이날 김대통령은 지난 3년의 국정운영을 국민이 정부와 함께 난국을 극복해 온 과정의 연속이었으며 ▶외환위기 극복 ▶정보강국 토대 마련 ▶남북관계 개선 ▶사회안전망 확보등을 성과로 꼽은 반면 ▶정치개혁을 이뤄내지 못한 것 ▶4대 개혁을 철저히 하지 못한 점 ▶실업 등 민생대책을 철저히 추진하지 못해 국민이 고통을 겪은 것 등을 아쉬운 점으로 들며「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금융 기업 공공 노사 등 4대부문 개혁을 철저히 하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있지만 4대 개혁을 충실히 하고 지식정보화를 뒷받침하면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경제가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김대통령 스스로 긍정과 부정이 엇갈리는 자평을 했지만 김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나 평가가 취임초에 비해 최근들어 다소 낮아진 것은 숨길수 없는 사실이다.
 취임초 외환위기를 단 시일안에 극복하고 분단 반세기만에 평양을 방문해 남북 평화체제 기반을 구축하고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것은 괄목할만한 업적임에 분명하다.

 이처럼 대북정책에서 눈에 띌 만한 성과를 거둔 반면 정치개혁이나 경제정책에서는 미진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모든 개혁의 단초가 되는 정치개혁은 별다른 진전을 보지못한채 여전히 진흙탕 싸움으로흐려 있고 경제개혁 또한 각 분야별 구조조정을 제때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경제 위기 상황을 다시 맞고 있다.
 이와함께 현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출범이후 3년동안 지역편중 인사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김대통령 임기 3년동안 절반의 성취밖에 얻을수 없었던 것은 의약분업등 주요 정책 추진과정에서 보여준 준비부족과 민의수렴의 미흡, 그리고 정책의 일관성 결여로 인한 시행착오에서 비롯됐다.

 이것이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상실로 이어져 국정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한 것이 현실이다.
 국민들은 김대통령이 과거 실패한 대통령들의 전철을 밟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것은 개인의 불행일뿐 아니라 국가적 불행이기도 하다. 김대통령 스스로도 그렇겠지만 국민들 역시 역사에 남을 자랑스런 우리 대통령을 갖고 싶어한다.

 이런 의미에서 앞으로 남은 2년은 지난 3년보다 훨씬 중요하다. 김대통령 스스로 평가했듯이 절반의 성공을 가져다준 외환위기 극복은 국민적 단합과 정부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고 절반의 실패는 그 신뢰를 잃어 국민적 지지를 상실한데서 비롯됐다.
 따라서 남은 2년 임기동안 김대통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고개를 드는 경제 위기설이나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4대개혁도 차질없이 이루어 낼수 있다.
 우리는 김대통령이 남은 2년동안 민의를 겸허히 수용하는 초심의 자세로 돌아가 21세기 새장을 연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기억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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