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자국 문자인 한자에 갖는 자긍심은 대단하다. 그 만큼 조어(造語) 능력도 뛰어나다. 외래어를 말뜻 뿐만 아니라 발음까지 되새김질, 자국의 문자로 만들고 있다. 가령 코카콜라는 「可口可樂」,핸드폰은 「手機」, 에스칼레이터는 「電梯」로 표기하고 있다. 풀어쓰면 마시면 마실수록 즐겁다, 손기계, 전기 사다리가 된다. 이런 조어 능력은 화장실 언어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중국인들은 대변과 소변을 「尸+米」와 「尿」로 쓰고 있다. 몸에서 쌀이 나오니까 대변이고, 물이 나오니까 소변이다. 그러나 중국의 화장실 문화는 원시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 화장실의 대부분은 문이 없고 앞뒤 칸막이만 쳐져 있다.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볼 것 안볼 것 모두 볼 수 있게 된다. 「뒷간」 수준을 벗어난 우리나라 화장실은 중국에 비하면 그나마 양호한 편에 속한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우리나라 화장실은 아직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유원지 공중 화장실은 규격이 제각각일뿐 아니라 환기가 거의 안돼, 일을 한번 보려면 그야말로 단단한 결심을 해야 한다. 최근 철도청과 고속도로 휴게소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화장실가꾸기 운동」이 대대적으로 펼져지고 있다. 어떤 화장실에서는 향수 냄새가 나고, 또 어떤 화장실에서는 클래식 음악이 귀를 편안하게 하고 있다. 뒷간과 절집 화장실인 해우소는 분명히 친환경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결심을 하고 일을 볼 정도가 되면 이미 그 자체로 후각적인 공해가 된다. 뒷간은 농경시대 산물이었지 정보화 시대의 동행자는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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