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최익성 플랜비디자인대표·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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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피어슨의 <직업의 종말>에서는 인간의 핵심 동기를 '돈, 자유, 의미'라고 말하고 있다. 어느 정도 수준의 물질적 풍요에 도달하면 개인을 추동하는 동기가 급격하게 떨어진다. 따라서 자유와 의미라는 핵심 동기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요즘의 시대에서 자유와 의미는 자신의 모든 시간을 투여하고 난 삶의 후반기로 미뤄야 할 사치스러운 것이 아니다. 자유와 의미를 우리들의 일에 투여해야 한다. 마지못해 했던 일, 직업으로서의 일이 이제는 스스로 선택하는 일로 전환되어야 한다. 노동은 더 이상 의무가 아니라 추구해야 하는 무엇인가가 되어야 한다. 또한 노동은 비효율적인 것이 아니라, 삶에 통합된 가장 효율적인 일이 되어야 한다.

요즘 시대 리더의 역할은 무엇일까? 역할이란 리더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며, 리더가 존재하는 이유이다. 조직에서 리더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직에 있는 리더들에게 물어보면 '성과'를 내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한다. 성과는 중요하다. 그러나 리더의 역할을 '성과'에 두는 것은 너무 결론 중심적이다. 리더가 존재하는 이유가 단순히 '성과'에만 있다고 정의하는 것은 리더의 일을 돈을 벌고, 돈을 남기는 것에 국한하는 것이다. 리더는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이다. 정확하게 일이 가지는 가치란 의미를 설명해주는 사람이다. 그 일이 작던 크던, 그 일이 가지는 의미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고,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 리더가 해야 할 일이다.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할 때 그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면 헌신하고 몰입한다. 헌신과 몰입의 결과는 당연 성과이다. 우리는 구성원들이 헌신하고 몰입하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구성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동의한다는 것은 비자발적인 것을 포함하지만, 진정한 동의는 자발적이어야 한다. 그 자발적 동의가 동기를 만들어낸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들을 이끌기 위해서는 과거와는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구성원들에게 일의 의미와 가치를 알려주는 것이다. 기성세대들은 대개 성실하게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야근이나 주말 근무도 불사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일하는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다. 특히 젊은 직원들은 기성세대들의 마음 같지 않다. 일에 대한 의미부여가 더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리더라면 이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구성원들에게 적절한 설명이 필수적이다.

최익성 경영학박사·플랜비디자인 대표
최익성 경영학박사·플랜비디자인 대표

좀 더 유연하게 사고할 필요가 있다. 더 인내심을 가지고 수행하는 업무에 대해서 가치를 설명할 필요가 있으며, 구체적으로 업무지시를 해야 한다. 리더가 해야 하는 행동은 일의 의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글과 말로 개념화하고, 그 개념을 납득시키기 위해 설명하는 반복적인 과정을 갖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과 공감하고, 그 공감된 개념을 우리 조직만의 장점으로 '개념화'하는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리더들이 느끼기에 요즘 직원들은 직급이 낮으면서 주제넘게 팀, 본부, 회사 차원의 일까지 관심을 갖곤 한다. 요즘 직원들은 일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하고 일이 흘러가는 전체 상황에 대해 궁금해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구성원들의 요구에 맞게 리더는 적절히 지원해야 한다. 일의 전체 맥락을 알게 되면 일 머리 있게 업무를 잘할 확률도 높다. 따라서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지엽적인 업무지시를 하기보다는 의도적으로 일의 전체 맥락(Context)과 끝 그림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부서 회의를 통해 부서나 회사 전체의 상황을 수시로 전달하는 것이 좋다. 또한, 큰 프로젝트를 할 때는 의도적으로 참관인 자격으로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면 직원들이 일의 맥락과 방향성에 대한 예측가능성(Predictability)이 생긴다. 그럼으로써 리더의 의도와 성향에 맞게 일 머리 있는 업무 처리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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