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DB

충북도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2019 스포츠 어코드 컨벤션(SAC) 유치가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지난해 SAC 유치를 신청했던 충북은 지난 19일 2018 방콕 스포츠어코드 컨벤션 현장에서 차기 개최지 후보에서 탈락했다는 사실을 비공식적으로 통보받았다. SAC는 국제경기연맹연합(GAISF) 회원들이 매년 4월 한자리에 모여 스포츠발전을 위한 토론과 전시를 하는 행사로 스포츠계의 유엔 총회로 불린다. 이 때문에 유럽, 중국, 일본등의 여러 도시들이 신청하면서 경쟁이 치열하기도 했지만 충북에 전문 컨벤션 관련시설이 취약한 것이 유치 실패에 결정적 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가 전 세계 체육계인사 2천500여명이 참가하는 컨벤션과 숙박시설등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다각적인 유치 전략도 없이 무리하게 신청한 것이다. 예고된 유치 실패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충북도가 스포츠 컨벤션 유치에 나선 것은 충북의 무예를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이시종 지사는 스위스 로잔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스포츠경기연맹(GAISF)이 위치해 세계적인 도시가 된 것처럼 충북도 스포츠와 무예가 겸비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수차례 밝혔다. IOC와 함께 스포츠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GAISF는 92개 종목별 경기단체와 장애인올림픽 위원회 등 17개 준회원 단체 등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이처럼 국제 스포츠계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GAISF의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SAC는 지난 2003년 스페인에서 처음 열린 이후 지난 2006년 서울에서 4회 대회가 열려 퇴출 위기였던 태권도를 올림픽에 잔류시키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충북은 세계무예마스터십을 2019년에 GAISF와 공동 개최하는 것을 논의했던 만큼 유치가 성공했다면 무예마스터십은 명실상부한 국제적인 스포츠이벤트로 도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유치전략 부재와 소홀한 준비가 대회유치에 발목을 잡았다. SAC 패트릭 바우만 회장은 "충북도가 2019 스포츠어코드컨벤션 개최지 선정의 최종 단계에 진출하지 못했다. 향후 충북이 2020년 또는 그 이후의 스포츠어코드 컨벤션을 개최할 수 있도록 활발한 논의가 계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종단계 진출이 좌절된 것은 초기 심사과정에서 제외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대회가 올해, 같은 아시아권인 방콕에서 열리는 것도 충북유치에 불리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동계올림픽도 평창에 이어 중국 베이징이 유치한 것을 보면 반드시 대륙별 안배가 변수라고 볼 수는 없다. 1차 실사에서 지적됐던 전문 컨벤션 시설과 교통 및 숙박에 대한 인프라 수준이 떨어진 점이 탈락 배경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같은 조건을 맞추지 못한다면 2020년 대회 유치도 힘들 것이다. 더구나 SAC 인프라 조건은 매년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평창도 3수(修) 끝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다. 충북도가 SAC 유치에 의지가 있다면 졸속으로 대회유치를 추진할 것이 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장기적인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충북도가 이번 SAC 유치실패를 거울삼아 지금부터라도 완벽한 전략을 수립하지 못한다면 다음에도 일본과 중국 등 경쟁도시의 둘러리만 서게 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